<네가 떠난 시간>
호숫가에 물안개가 피었어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
안개 속에서 눈을 감고
너를 찾았어
너의 마음을 잡으려했어
물 위로 떨어지는 벚꽃
그건 호수의 눈물이었어
너 때문에 흘리는 아픔이었어
너 때문에 보내는 슬픔이었어
안개가 걷힐 때
모든 것은 사라졌어
밤새 비를 맞았던
빛바랜 기억들도 잊혀지고
진한 외로움마저
물새가 앗아가버렸어
이젠 괜찮아졌어
새벽 기차가 떠날 시간이야
그곳에서 이름 없는
승차권을 철로에 던지고
나는 허공을 응시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