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창>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어

조용한 선율이 흐르고

네가 없는데도

새소리가 들려

 

햇살을 따라가고 있어

강물은 정지하고

감정이 뒤엉킨 시간

너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폭우가 쏟아지고

시야가 완전히 가려지면

사랑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아픔의 빗방울만 고여있어

 

무엇을 했던 것인지도 모르겠어

너 때문에 요동쳤고

사랑 때문에 밤새웠던 나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거야

 

 

<존재의 창>을 쓰면서

 

비가 오는 풍경을 창을 통해 보고,

빗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사랑의 파편을

처연한 심정으로 바라보는 거예요.

 

그러면서 과연

누가 누구를 사랑했던 것인지

기억하려고 애쓰지만,

사랑의 주인공들은 이름 마저 떠오르지 않는 거예요.

 

사랑 때문에,

그 놈의 정 때문에

홍역처럼 앓았던 시간들이

강물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어요.

 

모두 창밖의 뿌연 풍경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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