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채권을 받으러 갔다가 여사장과 모텔에 가서 정사를 벌이다

 

영식은 거의 울먹이다시피 애원했다. 여사장은 30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영식을 불쌍하다는 표정으로 영식의 눈만 쳐다보고 있었다. 여사장은 배가 고프다고 하면서 영식에게 식사를 하러 가자고 했다.

 

두 사람은 부근에 있는 식당으로 가서 저녁 식사를 하면서 술을 마셨다. 여사장은 이혼하고 혼자 살면서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한 동안 사업이 어려웠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어떤 회장을 만나서 같이 연애를 했는데, 그 회장이 자금지원을 해주어서 이제 다시 회사가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여사장은 55살이었다. 그런데 그 나이 많은 회장은 자금을 대준다는 이유로 일주일에 세 번씩 여사장과 관계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이가 78세나 되었는데, 비싼 돈을 주고 성의학적 수술을 해서 성기에 펌프를 삽입해서 아무 때고 원하면 관계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여사장은 돈 때문에 하는 수 없이 회장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지만, 할 때마다 견딜 수 없이 고통스럽다고 했다. 게다가 그 회장은 평생 술담배를 해서 몸에서 악취가 심하게 나고, 관계시간이 최소한 30분씩 되어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여사장은 대학교까지 나온 인텔리인데, 그 회장은 초등학교 문턱에도 가지 않아서 여자의 성기도 <성귀>로 알고 있었다. 회장은 여사장과 관계할 때마다, <성귀>라고 분명하게 발음하기에 처음에는 여사장은 무슨 <성경구절>을 줄여서 <성귀>라고 지칭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회장이 자꾸, <당신 성귀가 정말 아름다워> <성귀가 너무 좋아>라고 말하기에 여사장은 눈치를 챘다. <성귀>가 <성경구절>을 뜻하면 <아름답다>거나 <좋다>고 말할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여사장이 그건 성귀가 아니고, 성기라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랬더니 회장은 오히려 여사장에게 <성기>는 동물의 성기를 가르키는 것이고, <성귀>는 사람의 것을 뜻하는 것이라고 끝까지 우겼다. 그러면서 일제강점기에 같은 동네에 살던 일본 사람, <의사>로부터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여사장도 회장 앞에서는 <성귀>라고 용어를 통일하기로 했다고 한다. 영식은 여사장의 하소연을 듣고 나니 불쌍해서 더 이상 외상대금을 갚으라고 말을 할 수 없었다.

 

“제가 회사에서 짤리더라도 사장님의 외상대금을 독촉하지 않을게요. 천천히 갚으세요. 그나저나 그 회장님 문제를 어떻게 하지요? 제가 도와드릴 방법은 없을까요?”

“괜찮아요. 내가 참고 견뎌야지요.”

 

두 사람은 서로가 위로하면서 계속 술을 마셨다. 여사장은 술에 취해 더 이상 몸을 제대고 가누지 못했다. 영식은 하는 수 없이 가까운 모텔로 여사장을 모셨다. 그리고 그곳에서 몸을 섞었다. 그 모텔이 바로 이었다.

 

영식이 술에서 깨어보니 옆에는 여사장이 골아떨어져있었다. 영식도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여사장과 관계를 한 기억은 나는데, 어떻게 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모텔 방 벽에는 작자 미상의 시가 걸려있었다. 배경 그림은 강물 위로 비가 내리는 풍경이었다. 시 제목은 <비를 따라서>였다.

 

<창가에 빗물이 맺히고/ 어둠이 떨어지는 시간/ 멀리서 피아노 선율이 흐른다/ Steve Raiman , After the rain/ 꿈속에서 너를 만난다/ 아름다운 동행이다. 건반을 따라 호수를 찾는다/ 너의 눈가로 이슬이 맺힌다/ 물안개가 피어오를 때/ 다시 새벽이 찾아온다/ 두 가슴이 벅찬 기쁨에/ 가냘픈 떨림을 반복한다 - 비를 따라서 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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