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식이 흥분해서 핸드폰을 바닥에 던졌고, 그로 인해 여직원이 유산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금 소동이 벌어지고 있는 모텔은 강가에 있다. 북한강이 바로 옆에 있다. 룸에서 창문을 열면 곧 바로 강물의 움직임이 눈에 들어오고, 물결이 손에 잡힌다. 강 건너편에는 산이 있다. 산을 배경으로 한 강은 너무 아름답다. 모텔 뒤편으로도 산이 있다. 말하자면 양쪽에 산이 있고, 그 가운데로 강물이 흐르고, 강 양편으로 도로가 있는 것이다.
지금 영식이 경희와 들어왔다가 난리가 부루스를 추고 있는 모텔 이름은 <RAIN>이다. 간판을 작게 만들어 놓았다. 하얀 바탕에 짙은 회색으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양으로 모텔 이름을 영어로 써놓았다. 가까이 다가가서 간판을 보면, <after the>이라는 두 단어를 <RAIN>이라는 단어 앞에 아주 작은 글씨로 써놓았다.
영식이 맨 처음 이 모텔에 들어오게 된 것도 바로 이 모텔의 독특한 이름 때문이었다. 3년 전 어느 가을이었다. 영식은 혼자서 차를 몰고 회사 일 때문에 이곳을 지나게 되었다. 복잡한 회사일을 보러 이 모텔이 있는 곳으로 왔다.
몇 달 동안 회사가 납품한 물품대금을 주지 않고 있는 질긴 여사장을 만나 결판을 내러 왔다. 2억원 어치의 자재를 외상으로 가져가놓고 3개월 후에 결제한다는 약속어음을 준 다음 지금까지 한푼도 주지 않고 있었다. 영식이 전화를 하면 언제나 이틀 후에 준다고 큰소리를 친다.
약속한 날짜에도 돈은 들어오지 않는다. 열을 받은 영식이 전화를 하면 그날은 하루 종일,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다음에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멘트가 반복된다.
한번은 영식이 하도 성질이 나서 전화를 걸다가 흥분해서 큰소리로 욕을 하면서 자신이 들고 있던 핸드폰을 사무실 바닥에 집어던졌다. 그 바람에 바로 옆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들어와 책상에 엎드려 낮잠을 자고 있던 여직원이 놀라서 뱃속에 있는 3개월된 아이가 유산되었다.
영식은 중대한 과실로 남의 아이의 생명을 끊어놓았기 때문에 사장 앞에서 각서를 썼다. 영식이 그 여직원에게 천만원을 배상하기로 하는 각서였다. 5백만원은 일시불로 지급하고, 나머지 5백만원은 매달 영식의 월급에서 절반을 떼어서 사장이 여직원에게 직접 주는 것으로 썼다.
사장은 겉으로는 영식에게 이러한 내용의 각서를 쓰도록 하고 여직원 앞에서 영식을 보고 죽일 듯이 난리를 쳤다.
”아니, 맹과장. 아무리 화가 나도 그렇지, 바로 옆에 임신한 여자가 있으면 조심해야지, 어떻게 그런 식으로 정신 없는 짓을 해서 그 귀한 아이를 유산시키는 거야? 자네 부인이 이렇게 당했다고 생각해 봐. 자네가 가만 있겠어? 유산 시킨 놈을 죽이고 싶을 거 아냐!“
영식은 그때까지 그 여직원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어떻게 그런 내밀한 개인정보를 알 수 있다는 말인가? 그 여직원과 영식은 가끔 지하철을 같이 타고 다닐 때도 있었는데, 늘 서서 핸드폰으로 다른 사람과 카톡이나 하고 있었지, 분홍색깔로 표시해놓은, <임산부석>이 아무리 비어있어도 절대로 앉지 않았다.
그리고 지하철을 타기 위해 내려가서 혹시 타지 못할까 봐 급한 때에는 그 여직원은 100미터를 15초로 주파하는 실력으로 남자들을 제끼면서 달려가 먼저 탄 승객들을 몸으로 밀어붙이고 마지막으로 혼자 타고 가는 것이었다.
그런 식으로 용감하고 신체 건장한 여직원이 그런 정도의 소동으로 유산을 했다는 사실을 영식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잘못한 주제에 그 여직원에게 ‘어느 병원에서 유산을 했느냐? 정말 유산한 증거를 대라. 내가 믿을 수 없없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 여직원은 유산했다고 하는 날부터 사무실에 일주일간 병가도 내지 않고 출근을 하지 않았다. 다시 출근하면서도 사무실에 나오면 일체 말을 하지 않았다. 사장을 봐도 인사를 하지 않았다. 늘 슬픈 표정으로 멍하니 사무실에 있는 <냉장고>만 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 여직원이 냉장고 안에 있는 음료수에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오해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냉장고 안에 아무 것도 먹을 것이 없는데도 계속 냉장고를 응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억울하게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하고 저세상으로 간 <태아> 그것도 <3개월>이라는 아주 짧은 기간 동안만 생명을 얻었다가 비명에 간 <태아>의 원혼이 냉장고 안에 들어와 있는 것으로 소문이 돌았다. 그래서 다른 직원들은 절대고 그 냉장고문을 열지 않았다.
그 여직원은 정신이 완전히 나간 것처럼 보였다. 사무실 다른 동료들은 모두 영식만 원망하고 있었다. ‘회사를 위해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좋지만, 갑자기 핸드폰을 바닥에 집어던져 여직원을 유산시키고, 회사 분위기를 이렇게 엉망으로 만들면 되느냐?’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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