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게슈탈트 심리치료> 해설 (26)
철수는 대학교 3학년이다. 지금까지 학교에서 공부만 열심히 하고, 부모 말씀을 그대로 따르고, 학교에서도 교수 지도를 철저하게 따르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혼자 무엇을 결정할 수가 없고, 어떤 고민스러운 상황이 생기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 관하여 부모나 교수로부터 마땅한 지시나 명령, 충고가 없기 때문에 무척 혼란스럽다.
철수는 지금까지 학교에서 모범생이라는 소리를 들어왔다. 그리고 집에서도 아주 착한 아들이라고 칭찬이 자자하다. 철수는 모범생, 효자, 성실한 학생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 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부모가 싫어하는 것은 일체 하지 않고 살아왔다.
그런데 나이를 먹어가니 자신이 너무 부모에게 의존하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진정한 자신의 모습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살아온 것이 후회가 된다.
그렇다고 지금 와서 자신의 진정한 모습대로 살아가는 것이 자신도 없어졌고, 모범생으로서의 역할만 할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어 괴롭다. 지금 철수는 게슈탈트 치료에서 말하는 공포층의 단계에 있는 것이다.
고위 공직자가 실제로는 정욕을 억제하지 못하고, 여자를 밝히면서도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기대가 너무 높아서 도덕적으로 금욕하는 것처럼 생활하는 것도 공포층에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고위 공직자가 이러한 공포층에 사로잡혀 아주 모범적인 공무원으로 오래 생활하다가 어느 날 공포층에서 탈출하여 부하 여직원을 성폭행하거나 성추행하거나 합의정사를 벌여 물의를 일으키는 것은 그가 공포층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공포층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공포층(phobic layer)은 사람이 자신의 본래 고유한 모습으로 살아가지 않고, 부모나 주변 사람들이 기대에 따라 맞추어 살아가는 단계를 말한다.
공포층은 연기층(role playing layer)이라도 한다. 개인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역할을 하는 연기자, 배우처럼 생활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정직하게 노출시키는 것에 대해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는 수준을 말한다.
이런 사람은 자기 자신보다 주변 사람들에게 순종하고 적응하기 위하여 자신의 욕구나 감정은 최대한 억제하고 다른 사람들 위주로 살아가려고 한다.
모범생, 지도자, 협조자, 구세주, 중재자 등에서 이런 공포층을 찾아볼 수 있다.
공포층은 인간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외부에 나타내는 것에 대해 공포심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인간은 자기 자신의 고유한 모습대로 살지 않고, 대부분 부모나 주위 사람들의 기대역할에 따라 행동하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공포층에서는 사람은 자신의 욕구를 억제하고 주위 사람들이 자신에게 바라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살아간다. 즉 자기 의지대로 사는 것이 아니다.
공포층에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어떠한 행동이나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는 대로 살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자신의 본래의 모습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 의해 주어진 대본에 따라 배우처럼 연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자신의 행동이 자신의 본래 하고자 했던 본래의 모습이라도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공포층에서 보여주는 배우의 역할 연기를 하는 태도는 기본적으로 그 사람이 지나치게 주변 사람들에게 의지하고 의존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그 사람의 입장에서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고 그 사람들의 기대치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내면에 있는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를 관찰하는 것을 무서워하고 피한다. 그 이유는 그 사람의 내면에 이미 부모나 교사, 법규범과 같은 권위자의 지시나 명령이 내사되어 있기 때문에, 그러한 지시나 명령에 따를 것을 강하게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이 원하는 연기, 역할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이 자신에게, “당신은 이런 사람이 되어야 하고, 이런 말과 행동을 해야 하며, 이런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지시나 명령, 권고, 요구 등에 따라 살아간다.
이런 사람은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인간 본래의 진정한 모습을 보려고 하지 않고, 사회 규범이나 윤리 도덕에 따라 일정한 기준을 설정해 놓고, 그에 따라 행동하고 살아가는 것으로 판단한다.
이러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관계에서도 진정한 순수한 존재를 보고 대하는 것이 아니라, 비현실적인 기대와 이미지, 환상을 따라 가상적인 역할을 타인의 의사에 따라 배우처럼 연기하는 비현실적인 사람이 된다.
그러면서도 그 사람이 비현실적인 배우로서의 역할을 중지하지 못하는 것은, 그것을 그만 두는 것에 대한 공포심 때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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