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게슈탈트 심리치료> 해설 (27)

 

철수(45세, 가명)는 대학 교수로서 생활하면서 지금까지 다른 사람과 상대하면서 <진정한 자아>는 철저하게 숨기고, <거짓된 자아>만을 보여주었다. 다른 사람을 상대할 때 속마음을 주지 않고, 건성으로 의례적 형식적으로 대했다. 그러면서 철저하게 자신이 만든 비현실적인 환상 속의 자아의 모습대로 살아왔다.

 

철수는 최근에 고위 공직자들이 성범죄로 징역을 가거나, 성범죄가 문제되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겉으로 다른 사람들의 기대와 요구에만 부응하여 <모범적인 공직자> <존경받는 사람> <성욕이 없는 남자>로 자신을 표현하고 인정받고 있는 오래 된 습관 내지 모습에서 벗어나려고 고민을 하고 심한 갈등을 겪었다.

 

즉, 철수는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 말하는 인간이 정상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고,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성숙되기 위하여 밟아야 하는 다섯 가지 과정 및 단계에서 ① 허위층과 ② 공포층을 거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철수는 막상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현재 여기에서> 자기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욕구를 위선과 가식 없이 표현하고, 진실된 삶을 살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잘 되지 않는다. 그것은 너무 오랫동안 그렇게 살지 않았고, 그렇게 솔직하게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철수는 그래서 지금 매우 혼란스러운 감정에 빠져있다. 그리고 막상 자신의 욕구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어려운 상태다. 과연 앞으로도 지금까지 살아온대로 계속 사는 것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지금 깨달은 것처럼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면서 살고, 자신의 욕구와 감정도 그대로 표현하고, 특히 욕구를 다른 사람들과 같은 방식으로 해결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이런 철수의 단계가 바로 <난국층>이라고 하는 것이다.

 

사람이 심리적으로 성숙하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 신경증층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다섯 가지 신경증층이란, ① 허위층, ② 공포층, ③ 난국층, ④ 내적 파열층, ⑤ 폭발층을 말한다.

 

3단계에 해당하는 난국층이란 곤경층 또는 교착층이라고 한다. 그동안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위선과 가식으로 무장한 상태에서 잘 보이고, 모범적이며, 선량한 사람인 것처럼 위장하였던 것을 반성하고, 배우로서의 무의미한 연기를 그만두고,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표현하면서 자신의 본래 모습대로 살아가려고 마음 먹는다. 그러나 아직은 그러한 시도를 성공적으로 할만한 용기와 에너지, 파워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어떻게 할 것인지 모르고 갈팡질팡하면서 심리적 갈등을 심하게 겪는다.

 

이러한 난국층은, <교착층> 또는 <막다른 골목/ impasse>이라고 한다. 난국층 단계에서는 사람은 지금까지 해왔던 역할연기를 그만두고 자립하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아직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은 생기지 않은 상태이므로 오도 가도 못하는 실존적인 딜레마에 빠지게 됨으로써 심한 공포를 체험하게 된다.

 

난국층은 게슈탈트 형성은 되었으나 에너지 동원이 잘 되지 않는 단계이다.

 

개인이 자신의 욕구를 나타내려고 하지만 불안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줄 몰라하는 상태에 있게 된다.

 

역할연기를 그만 두려고 마음은 먹지만,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상태에 있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실존적인 딜레마에 빠지는 것이다.

 

펄스는 개인이 심리적으로 성숙하게 되기 위해서는 다섯 단계의 신경증의 층을 벗겨야 한다고 하였다. 다음에 인간의 성장에 장애가 되는 신경증이 변화되고 성숙되는 과정을 5단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따라서 사람은 언제나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어가면서 접촉하고 교류하면서 상호 간에 일정한 부분은 공감하고 동화되며, 서로를 이해하면서 살아간다. 또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 대하여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를 표현하기도 한다.

 

사람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원만한 상호작용을 통해 그때그때 필요한욕구나 감정을 게슈탈트라는 통합된 형태로 형성하고, 이를 적절한 방법으로 해결해 나간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사람은 먼저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오픈하고 다른 사람에 대해서 진실한 마음으로 대화를 하거나 행동을 하여야 한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진정한 자아를 표출하지 않고 거짓된 자아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준다.

 

이처럼 거짓된 자아를 버리고,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보이려면,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 말하는 첫 번째 단계인 허위층에서 벗어나야 한다.

 

허위층에서 벗어난 사람은 두 번째 단계로 공포층으로 들어가게 된다. 지금까지 거짓으로 연극 배우와 같은 연기나 역할을 함으로써 대외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허위로 가장하거나 분식했던 사람이 가식과 위선을 벗어버리고, <지금 여기에서>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려는 행동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불안한 상태에 빠져들게 된다.

 

공포층의 단계에서 벗어나는 사람은 다시 난국층에 빠진다. 난국층에 접어든 사람은 자신의 욕구나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표출하려고 마음을 먹고 시도하려고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러한 시도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는 내적 에너지와 용기가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혼란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난국층에 접어든 사람은 이미 첫 번째 단계인 허위층과 두 번째 단계인 공포층을 거친 사람이다.

 

즉, 거짓된 마음을 버리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본 마음을 감추고, 의례적이고 형식적이며, 상투적인 태도로 말과 행동을 하던 것에서 탈피하여 그동안 자신이 만들어냈고, 그 안에서 안주하던 환상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자기 자신이 있는 그대로 <본래의 자기>가 되려고 마음 먹은 상태다.

 

그런데도 아직 그 사람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갈팡질팡하는 과정에 있게 된다.

 

자신의 정당한 욕구와 감정에 대해서 올바른 게슈탈트는 형성되었지만, 이러한 게슈탈트를 해결하고 처리하는 에너지와 의지, 용기가 뒷받침되지 않아서 전체적인 혼란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런 사람이 겪게 되는 과정이 바로 난국층인 것이다.

 

즉, 지금까지의 연극배우와 같은 위선과 가식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대로 살려고 노력하지만 그 과정에서 극심한 허탈감과 불안감을 겪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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