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사랑>

 

 

태백산의 설경이 눈부시다

하얀 눈을 밟으며 오래 걷다 보면

마음은 눈처럼 하얗게 된다

 

하얀 눈 속에서

사랑은 나란히 걸어간다

오른발 사랑과 왼발 사랑이

평행선을 그리면서

함께 걸어가고 있다

 

사랑과 사랑은 공존할 수 있을까

사랑은 지극히 강한 빛이다

빛은 분산될 수 없다

사랑은 오직 한 곳을 향해

집중하는 속성을 가진다

 

사랑과 사랑은

동일한 평면에서는 공존하지 못한다

두 개의 이질적인 사랑만이

같은 무대에 양립할 수 있을 뿐이다

 

사랑은 순수해야 한다

사랑에는

이해관계나 계산이 따라서는 안 된다

사랑을 할 때는 목숨을 걸어라

그래야 사랑을 얻을 수 있다

 

눈이 내릴 때는

비가 오지 않는 법이다

눈이 올 때 비가 내리면

눈을 쌓이지 못한다

하얀 세상은

눈만이 내릴 때 가능하다

 

사랑을 할 때

다른 사랑은 생각하지 마라

오직 한 사랑만을 위해 기도하라

하나의 사랑을 위해 눈을 감아.

그 사랑만이 영원을 약속할 수 있다

 

영원한 사랑은

기념비에 새겨진다

눈이 쌓여도

그 사랑의 이름은 오래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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