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는 육체만을 탐했다>

 

“사랑해요. 나의 모든 것을 드릴게요. 당신은 나의 첫남자이예요.”

“그래, 영원히 변치 않을 거예요. 우리 사랑은 별에 남을 거예요.”

 

이렇게 사랑했고 그래서 모든 것을 주었던 여자는 시간이 가면서 남자의 애정이 식는 것을 몸으로 확인했다. 첫사랑이 주는 감동은 배신으로 바뀌었고 자신의 몸을 얻은 남자는 또 다른 여자와의 신선한 느낌을 찾아 헤매는 동물과 같이 보였다.

 

배신을 당한 여자는 그래도 쉽게 첫순정의 남자를 잊지 못하고 붙잡으려고 집착을 한다. 오랜 고통을 겪은 다음 그 여자는 남자란 여자와의 진정한 사랑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몸을 탐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런 부분에 있어서 사실인 것을 모든 경우에 적용하여 다른 남자들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의심하고 신뢰를 하지 않는다.

 

“당신을 사랑해요. 결혼해서 우리 행복하게 살아요.”

“고마워요. 결혼을 승낙해줘서 정말 행복해요. 이제 오직 당신만을 바라보며 살 거예요.”

 

결혼하면 평생 행복하게 잘 해줄 것 같은 남자는 결혼한 지 1년 만에 변하기 시작했다. 가정생활이 주는 일정한 범위의 구속조차 견디지 못했다. 직장생활을 핑계대고 밤늦게 귀가하고 술집에 다니며 와이셔츠에 루즈나 묻혀오곤 했다.

 

아내와 대화도 줄어들었고, 성실성은 애당초 찾아볼 수 없는 사랑이었다. 매우 세속적이고 이기적인 남편에게 아내는 질식할 정도로 답답함을 느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연애할 때 육체에 대한 욕구만을 충족시키고 결혼이라는 사회적 관행을 따라 함께 부부가 된 것에 불과했던 것 같았다. 두 사람은 별거에 들어갔고, 아내는 남편의 아파트를 가압류했다.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받기 위한 준비절차였다.

 

“사장님, 변하지 않을 거지요. 그냥 사장님만 믿고 한 평생 살아갈 거예요.”

“그럼, 내가 왜 미스 박을 버려.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내 사람인데.”

 

이랬던 정 사장은 3년 만에 마음이 식었다. 꽃다운 나이의 미스 박도 3년의 세월이 지나자 별로 새로운 느낌이 없었다. 남자와 여자 사이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다 그렇고 그런 것이다. 그래서 정 사장은 평생 책임진다던 미스 박에 대해 생활비를 주는 것도 아까워졌다. 미스 박의 오피스텔을 찾는 것도 뜸해졌다.

 

미스 박은 억울했다. 정 사장을 믿고 좋은 남자들을 마다하고 첩으로 살고 있었는데, 이렇게 되니 자신의 신분이 불안해졌다. 먹고 살 일도 걱정이 되었다. 도대체 남자란 왜 이렇게 신의가 없는 것일까?

 

정 사장 덕분에 매달 300만 원씩 생활비를 받았고, 직장도 그만두고 꽃꽃이 학원이나 다니고 헬스클럽이나 다니던 미스 박은 요새 우울증에 빠졌다.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이 남자의 변화에 속상해 한다. 일부 남자들이 여자의 육체만을 탐하고 진실한 사랑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프리섹스를 주장하면서 서로 즐기면 되는 것이지, 무엇 때문에 상대에게 많은 것을 바라느냐고 반문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랑의 본질은 결코 육체의 유희에 있지 않다. 서로가 정신적으로 사랑하고, 아끼고 책임을 질 줄 알아야 된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정신과 육체의 분리 앞에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진정한 사랑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이처럼 육체만을 탐하는 남자들 앞에서 통곡하고 있는 것이다.

 

사랑에는 에로스 사랑과 아가페 사랑, 그리고 필리아 사랑이 있다. 육체만을 탐하는 에로스 사랑의 끝에는 허무와 죽음만이 있다. 그렇다고 인간이 이타적이고 희생적이고 헌신적인 아가페 사랑만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서로의 육체를 결합하고 정신적 만족을 공유하며 서로에 대한 책임감을 발휘하는 필리아 사랑의 승화된 차원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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