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은 눈물의 씨앗
많은 사람들이 정상적인 생활에서의 일탈을 꿈꾸어 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멋있는 또 다른 사랑을 만나기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한번 진한 사랑을 경험했던 사람은 과거의 사랑과 비교가 되기도 하고, 현재의 생활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낭만적이고 이상적인 사랑을 한다는 것이 매우 어렵다.
어떤 의미에서 새로운 사랑이란 인간에게 주어진 고유한 애정의 영역을 넓혀 나가는 일이다. 기존의 인간관계에서 굳어진 딱딱한 삶의 껍질을 벗어나 상큼한 공기를 마셔보는 것이다.
그러나 상큼한 공기처럼 다가와 그렇게 시작된 금지된 사랑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그 전개과정에서 닥쳐오는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은 어떤 것들인가? 그 무게는 얼마나 되며, 과연 자신이 견뎌낼 수 있을 것인가?
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른다. 다른 사람의 사건과 사례를 통해 간접경험을 한다고 해도, 실제로 겪어보지 않으면 그 무게를 가늠하기 어렵다. 대체로 막연하게 생각하면서 견딜 수 있을 거라고 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불륜이라는 라벨이 붙은 애정관계는 결코 순탄치 않다. 많은 산을 넘어야 하고, 험한 강을 건너야 한다. 그 산에는 많은 뱀과 사나운 동물들이 잠복해 있다가 괴롭히고, 강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구덩이가 파여 있다.
불륜은 불행의 씨앗임에 틀림없다. 그 불륜을 잘 극복해서 아름다운 사랑으로 승화시키는 사람도 있지만, 보통 사람들은 불륜으로 인해 엄청난 고통을 받게 되고, 많은 상처를 받게 된다. 그게 현실이다.
그러면 불륜은 왜 불행의 씨앗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왜 사람 사이에 좋은 감정을 느끼고 아끼는 사랑을 하는데 행복을 얻지 못하고, 불행을 잉태하게 되는 것일까? 그것은 불륜사랑이 가지는 태생적 한계와 외부의 환경적 요인 때문이다.
첫째, 불륜은 불안한 가운데 노심초사하면서 시작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편안한 마음으로 하는 사랑이 아니다. 떳떳하지 못한 일은 사람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내놓고 할 수 있는 사랑이 아니라는 이유로 불륜은 시초부터 위축된 상태에서 시작된다. 마음 한 구석에는 이래서는 안 되는데 하는 죄의식이 도사리고 있다.
물론 시대가 급격하게 변해 불륜에 대한 죄의식은 무척 둔해지고, 자신의 정당성을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았다. 배우자 있는 남자와 여자를 향해 적극적으로 달라붙으면서 오히려 적반하장격으로 기존의 배우자에게 헤어지라고 강요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예외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륜관계에 들어섰다고 해도 상대방의 배우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미안하게 생각하고 조심스러워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둘째, 불륜을 위해서는 숱한 거짓말을 해야 하고, 알리바이를 꾸며놓아야 한다. 순간 순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머리를 써야 한다. 혹시 우연한 기회에 자신들의 행각이 탄로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해야 한다. 신경이 곤두서고, 인식작용이 분열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
이런 과정에서 인격은 왜곡되고, 때로 서글픈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람이 일단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떳떳하지 못한 일이고, 양심의 가책을 받게 된다. 이른바 하얀 거짓말이라는 말이 있다. 선의의 거짓말을 의미한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내용의 거짓말을 뜻한다.
그러나 불륜을 은폐하기 위하여 하는 거짓말은 사실 도덕적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나쁜 의미의 거짓말이다. 배우자가 불륜을 의심하게 되면 자꾸 캐묻게 되고, 그에 대한 거짓말을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된다. 하나의 거짓말을 감추기 위해서는 열개의 거짓말이 계속되어야 한다. 계속해서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본인 자신을 무척 피곤하게 하는 일이다.
셋째, 언젠가는 불륜이 노출되어 공격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꼬리가 길면 밟히게 되어 있다. 이런 저런 경로로 부인이 알게 되어 두 사람 앞에 나타나게 된다. 부인은 격한 상태에서 두 사람을 공격한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공격을 계속하게 된다.
많은 사건에서 보면, 배우자의 부정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받는 충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바람을 피워도 자신의 남편이나 부인은 절대로 그렇게 되지 않을 거라고 믿고 산다.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단서가 잡히기 시작해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계속 파악하다 보면 결정적인 증거가 포착되는 수가 있다. 눈으로 확인된 배우자의 부정행위에는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존재가 있다. 애정관계에서 제3자가 끼어들은 것이다.
우선 느끼는 감정은 모욕감이다. 자신의 인격이 완전히 부정되는 상황이 된다. 자신의 어디가 어떻다고 자신을 두고 다른 여자나 남자와 바람을 피운다는 말인가? 모든 사람은 자신의 주관적인 입장에서만 사물을 바라보기 때문에 바람을 피는 남편이나 부인의 심리상태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럼으로써 곧 바로 흥분상태가 된다.
세상은 갑자기 까맣게 보이고, 모든 의욕을 상실하게 된다. 지금까지 남편이나 부인을 위해서만 살아 온 자신이 너무 서글퍼진다.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흥분상태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다.
특히 유부녀와 연애를 하다가 남편에게 발각되는 경우에는 생명에 위험까지 느끼게 된다. 흥분한 남편이 폭행을 하거나 살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법보다 주먹이 가깝기 때문에 간통한 주제에 제대로 방어하기도 어렵다. 간통현장이 적발되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모텔 창문으로 뛰어내리다가 사망하거나 척추가 부러진 사건도 있었다.
넷째, 불륜의 결과는 배우자를 비롯해서 가족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상처를 주고 실망을 가져오게 된다는 점이다. 사회적으로 체면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가져오게 된다.
불륜은 눈물의 씨앗
2020. 10. 9. 1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