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의 길>

오늘 밤

겨울의 문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고 있어요

눈을 감아도

선하게 떠오르는

그대의 연한 미소

그 미소에 취했어요

그토록 끈질긴

인연의 사슬에서

우리는 다시 태어났어요

사랑이 무엇인지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서로에게 매달리고

서로에게 억눌리고 있어요

왜 그런지 알 수 없어요

낙엽이 구르는 거리에서

슬프도록 푸른 강변에서도

벗어날 수 없는 그리움

이해할 수 없는 안타까움

무엇일까요

사랑하기 때문에

놓치고 싶지 않아서

그 힘든 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진한 어둠 속에서도

내게 시선을 보내요

그대에게 다가가는

내 눈빛은 칠흙을 불사르고

두 가슴을 녹일 거예요

가득 쌓인 눈을 그리며

눈 속에서도 꽃을 피워요

어디가 끝일까요

어디에서 두 길이 만나

힘든 삶의 여정을 풀고

아늑한 포옹을 할 수 있을까요

문득 어느 날

모두가 낯선 도시에서

우리 사랑을 기억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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