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풍
단풍은 스스로 슬픔을 표현한다
사랑을 마무리짓기 전
화려한 외출을 한다
사랑을 상실하는 순간
축제의 공간으로 떠난다
단풍은 서서히 밀려오는 아픔을
가을의 정점에서 쏟아낸다
파도처럼 닥치는 슬픔을
가장 붉은 색깔로
허공에 뿌린다
쇼팽의 피아노 선율을 따라
허망한 사랑이 밤하늘을 수놓는다
곧 떨어질 붉은 잎들이
사랑의 원점에서
쌓았던 탑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신음하고 있다
바람은 사랑의 상실을 예고하고 있다
비가 오는 날을 피해
낙엽은 갈 곳을 찾고
아픔으로 점철된 사랑의 길에는
추억만 뒹굴고 있다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풍의 외출 (0) | 2020.10.18 |
---|---|
<안타까운 거부의 몸짓> (0) | 2020.10.17 |
<우리는 믿어야 한다> (0) | 2020.10.17 |
<가을의 입맞춤> (0) | 2020.10.17 |
<깊은 그곳으로> (0) | 2020.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