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가을비가 소리 없이 내린다
빗소리를 들으며
먼 곳으로 꿈속의 여행을 떠난다

맨 처음 너의 손을 잡고
한동안 떨고 있었던 시간
그때 빗방울이 떨어졌다
빗방울에 따라
피아노 선율도 파도치고 있었다

비가 그치면서
사랑은 지쳐 나뒹굴었다
낙엽처럼 빛을 바랜 채
사랑은 스스로 존재를 부정했다
길 위에 허망과 눈물이 뿌려졌다

다시 부서진 조각들을 주워 담아
작은 사랑의 탑을 쌓으면서
서로는 그 의미를 찾지 못하고
찾으려는 마음도 없이
함께 길을 걷는다

그것이 곧 끝날 길임을 알면서도
우리는 동행에 동의한다
깊어가는 가을에
빗물의 촉감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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