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사랑
가을은 성숙한 계절이다. 만물이 수확을 거두는 시기다. 논에는 벼가 누렇게
익어간다. 추수하는 때다. 봄에 씨를 뿌려 싹을 틔우고 여름에 무럭무럭 자
라 가을에 거둬들이는 게 자연의 이치다. 그런 의미에서 완성된 색깔을 보여
준다.
나는 오래 전부터 가을을 사랑했다. 왜 가을을 사랑하는가? 가을처럼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때는 없다. 누런 색깔을 보면서 인생의 원숙한
멋을 깨닫고, 낙엽이 떨어지는 은행나무를 보면서 인생의 덧없음도 깨닫게
해준다.
가을에 느낄 것이다. 가슴 속까지 파고 들어오는 선선한 바람, 할 일을 다
하고 나무에서 떨어져가는 낙엽, 들판의 허수아비와 누런 벼, 참새 떼를 보
고 느낄 것이다.
다시 사랑을 가슴 속에 심어야겠다. 세속적인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워야
겠다. 낙엽을 보고 인생의 진리를 깨달아야겠다. 가을은 그런 의미에서 보석
처럼 나를 진하게 껴안을 것이다.
나는 '가을사랑'이라는 시를 썼고, 가을사랑이라는 시집을 냈다. 대부분이
가을에 관한, 가을의 사랑에 관한, 그리고 인생의 원숙한 멋에 관한 시였다.
1995년 가을사랑이라는 시집이 세상에 나왔다. 세상 사람들이 별 관심을 가
져 주지 않아도, 나는 그 후에도 틈틈히 가을과 사랑, 인생에 관한 시를 썼
다.
‘가을사랑’ 시집은 김홍욱 사장이 대표로 있는 육서당에서 출간되었다. 초
판은 1995년 10월 10일, 2판 인쇄는 1996년 2월 5일 하였다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부남을 사랑해서는 안 되는 이유 ② (0) | 2020.11.20 |
---|---|
남자의 등을 치는 꽃뱀 ① (0) | 2020.11.20 |
덕수궁 돌담길 (0) | 2020.11.20 |
사랑의 병리현상 (0) | 2020.11.20 |
가을의 단상 (0) | 2020.1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