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돌담길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며, 남산 순환도로를 따라 삶의 자취를 남겼던 시간들
은 얼마나 소중했던가? 그 밤들에 무수한 별들이 우리 사랑을 축복하고 있었
다. 그렇게 축복받았던 사랑은 가을을 물들였고, 낙엽 따라 흘러갔다.
나는 벌써 노란 은행잎으로 덥힐 대학캠퍼스를 찾고 있다. 벼가 고개 숙여
누런 황금색 들판을 걷는 모습에 들뜬다. 밤이 떨어져 고슴도치 같은 모습으
로 널려 있을 동네를 바라보려 한다. 그곳에서 사랑을 찾을 것이다. 서울의
가을(Fall in Seoul)은 이런 사랑스런 모습으로 다가왔다.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선선해졌다. 사람처럼 간사한 존재는 없다. 무덥다고
난리를 치더니 새벽녘에 선선해지자 이불 속으로 파고 든다. 태양이 작열하
는 의미를 아는 것으로 충분하다. 곡식이 무르익어야 가을에 추수를 할 수
있다는 농부의 소박한 진리를 이해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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