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병리현상
내가 쓰는 글 중에 많은 부분은 사랑의 부정적인 면에 대한 것이다. 그 이유
는 이렇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사랑하고, 결혼해서 오래 동안 잘 살면 행
복한 일이다. 실제로 주변을 보면 그런 사람들이 많다.
서로 좋은 환경에서 자라고, 공부 잘 하고, 얼굴도 잘 나고, 성격도 좋고,
능력도 있다. 그래서 결혼한 법조인 부부, 의사 부부, 공무원 부부, 교사 부
부 등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사랑의 문제는 더 이상 필요치 않다.
굳이 사랑의 본질과 현상에 대해 알지 않아도, 특별히 연구하지 않아도 행복
하게 잘 살기 때문이다. 그들은 더 나아가 금수저 소리를 듣는다. 아이들을
강남에서 좋은 학교 보내고, 비싼 과외를 시켜서 로스쿨 가고, 의대 들어간
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들만의 작은 세계 안에서 우물 안 개구리가 되기 때문에
인간으로서의 애환을 경험하지 못한다. 때문에 진정한 사랑도 모르고, 주어
진 행복도 감사할 줄 모른다. 그러다가 힘든 일이 생기면 크게 좌절하고 모
든 것을 잃어버린다.
그러나 사랑은 그런 것이 아니다. 사랑은 처음 단계부터 힘이 든다. 특히 서
로가 환경이나 수준이 맞지 않는 경우에 이를 극복하고 결합하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의 방해와 박해를 견뎌야 하고, 그 과정에서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사랑을 하게 되어도 서로가 완전히 일심동체가 되기 전까지에는 불안하
고 의심하고, 의처증 의부증의 증세를 심하게 겪게 된다. 마치 홍역을 치루
는 것과 같다.
그리고 결혼한 후에도 또 다른 제3자가 끼어들기도 하고, 권태기를 거치면서
방황하기도 한다. 그리고 급격한 성개방풍토와 성적 자기결정권의 완전한 보
장 등으로 인해 자유분방한 연애가 보편화되고 있다.
그래서 결혼 후에도 유부남과 유부녀가 사랑의 일탈을 하기도 한다. 오래동
안 우리 사회의 성풍속, 성문화를 법으로 규제해왔던 혼인빙자간음죄와 간통
죄는 폐지되어 구시대의 유물로 남았다. 성의 문제는 이제 더 이상 형사문제
가 아니다.
오직 민사문제, 가사문제로 국한되었다. 이런 혼란한 과정에서 우리 사회에
는 사랑 때문에 웃는 사람보다 울고 고통 받고 방황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
이에 나는 이러한 사랑의 병리현상, 사랑의 일탈현상에 대해 법적으로, 사회
학적으로 분석하고 여러 사람들과 논의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런 동기에서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