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50)

민첩 아버지는 갑자기 눈이 환해지는 느낌이었다. 뱀탕에 대해 여러 전문가들에게 물어보았다.

“뱀탕은 고상한 말로 생사탕이라고 하는 거요. 생사탕은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아주 강력한 초정력제인 거요. 조선시대에는 폐결핵이나 중병으로 다 죽어갈 때 먹이면 다시 팔팔하게 체력이 회복되었던 거예요. 생사탕에는 고단위 단백질과 22종의 아미노산이 들어있는 것으로 성분분석이 되었다고 해요. 특히 현대 사회에서 정력제로 선전되고 있는 토코페롤이 많이 들어있어요.”

“제가 제일 궁금한 것은 정말 뱀탕을 먹으면 저처럼 정력이 약하고 조루인 사람도 강해지나요?”
“뱀탕은 비싸서 못먹지, 먹어본 사람들 이야기 들으면 백이면 백 모두, 변강쇠가 되었다고 하니까 그런 질문은 아주 어리석은 우문인 거요.”

“어느 정도 강해지나요?”
“지금까지 그런 구체적인 강도의 수치까지 물어보는 사람은 처음 봐요. 나 바쁜 사람이니까 이제 그만 하고 돌아가세요. 공연히 시간 낭비를 하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아요.”

민첩 아버지는 머쓱해졌다. 머리를 끄적거리며, “주로 어떤 뱀을 먹는지 궁금해요?”
“주로 구렁이, 칠점사, 까치독사, 화사라고 하는 꽃뱀을 가지고 탕을 만드는 거예요.”

민첩 아버지는 더 이상 설명을 들을 필요가 없었다. 그 자리에서 돈을 온라인으로 이체하고 일주일 후부터 뱀탕을 먹기로 했다. 물론 와이프에게는 비밀로 했다. 뿐만 아니라, 현재 거느리고 있는 애인 여자들에게도 절대 말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뱀탕을 먹고 과연 성능력향상의 효능이 얼마나 되는지도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공연히 비싼 돈을 주고 뱀탕을 먹었는데도 자신에게만은 효능이 나타나지 않게 되면 망신만 당하는 것일 것이고, 만일 효능이 크게 나타난다고 해도, 먼저 말을 하면 뱀탕 때문에 인위적으로 정력이 향상된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런 뱀탕은 완전히 모든 사람들에게 비밀로 하고 센 정력을 과시하면 위대한 남자로 대우를 받고 역사적인 위인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만일 정력이 변강쇠처럼 세지면, 현재의 애인들은 모두 교체할 것이라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해야 새로 만나는 여자들이 민첩 아버지가 태어날 때부터 변강쇠였던 것으로 믿을 것이고 생각했다.

바다에서 나는 광어도 자연산과 양식 광어가 있듯이, 변강쇠도 태생적 변강쇠와 뱀탕 먹은 변강쇠는 아무래도 상대에 대한 인식과 선입관에 차이가 있고, 그 때문에 상대의 성적 흥분에도 차이가 날 것이고 혼자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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