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98)

선거를 한 달 앞두고 판세는 더욱 불분명해졌다. 처음에는 백상무와 정국영 두 사람이 각축전을 벌였는데, 시간이 가면서 맹공희 교수가 치고 올라왔다. 맹 교수는 젊고, 키가 크고, 인물이 좋아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나이 먹은 여자들도 맹 교수에게 호감을 가졌다.

맹 교수는 40세에 출사표를 던졌다. 백 후보와 정 후보 진영에서는 너무 나이가 어려서 무슨 시장을 하겠느냐고 코웃음을 쳤다. 적어도 50대 후반이나 60살은 넘어야 세상을 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프랑스 면적은 64만㎢로 한반도의 2.9배, 인구 6,500여만명, GDP 2조7,900여달러로 세계 6위인 나라의 대통령으로 마크롱이 취임할 때 그의 나이가 40세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맹 교수는 결코 시장이 되기에 어린 나이가 아니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맹 교수 지지자들은 나이 든 사람들은 양로원이나 가 있어야지, 정치나 단체장을 한다고 머리 하얗고, 허리 구부정한 상태에서 옛날이야기나 하고 있으면 속이 터진다고 했다.

아무리 고령사회라 해도 노인들은 자기들끼리 모여 옛날 이야기나 취미 삼아 하고, 향수에 젖어야지, 현대와 같이 급변하는 4차원 인공지능시대에 컴퓨터도 하지 않고, 옛날 붓글씨로 한문이나 쓰고,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 당파싸움이나 이조실록을 보고 말하고 있으면 치열한 국제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보수나 진보와 같은 이념적 대결이나 정치적 성향을 떠나서 젊은 맹 교수를 좋아했다. 음성도 부드럽고 좋아서 아나운서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그는 매사에 완벽한 것처럼 말하고 행동했다. 헤어스타일도 특이했고, 모든 것을 직접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바이올린 연주실력도 상당하고, 틈틈이 그리고 있는 그림은 피카소풍이어서 돈을 주고 사려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맹 교수는 절대로 자신의 그림을 팔지는 않고, 고아원이나 양로원 등에 기부는 했다.

맹 교수는 매년 헌혈을 하고, 불쌍한 이웃을 돕는 일에 앞장섰다. 연탄나르기, 집짓는 봉사활동, 모심는 농촌봉사활동 등을 열심히 했다. 대학교에 출퇴근할 때에는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언젠가는 자전거를 타고 빙판길에 넘어져서 왼쪽 다리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는데, 그때 넘어지면서 걸어가던 여학생 다리까지 부러뜨려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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