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한 욕망
문득 빛과 그림자가 겹쳤다
복잡한 미로에서 벗어나
다시 별을 찾는다
삶의 진실을 가슴에 품고
우리는 강을 건넌다
사랑을 포기한 사람들이
물위에 꽃잎을 뿌리고 있다
허망한 욕망들이
벌거벗은 채 뒹굴고
눈물을 흘리며 잊어야 하는
아픈 추억들이 알알이 맺혀
진한 상실감에 지치고 만다
그건 아무 것도 아니었을 거야
애당초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인지도 몰라
그냥 꿈속에서 껴안았던
애매모호한 그림자였을 거야
그토록 아름다웠던 슬픔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오랫동안 착각에 빠뜨리고
순간에서 영원으로
시간을 정지시키려 했다
서로가 바보가 되어
심야의 거리에서
광란의 질주를 하고
마침내 멈추고 난 다음에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사랑의 화염과 폭약의 냄새
맑은 거울 앞에서
순수를 동경하며
타락을 거부했던 시간들
아마존의 밀림에서 태양을 향해
창을 던지고 있었다
너는 먼길에서 돌아왔다
먼지를 뒤집어쓰고
황폐해진 정신으로 나타나
사랑을 부정하고
아픔과 슬픔을 마취시킨 채
우리들의 이름을 공허하게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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