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의 영역과 이성의 영역>
사랑은 비이성적이다. 사랑을 이성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통제하려고 할 때 이미,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어디까지나 감성의 영역에만 머물러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피가 뜨거울 때 가능하다. 나이 들어 열정이 식고, 에너지가 적어지면 불가능하다. 아무리 나이 든 사람이 사랑을 하려고 발버둥쳐도 그것은 사랑의 모방, 사랑의 아류에 불과하지, 젊은 사람들의 사랑과는 질적으로 구별된다.
그래서 나이 든 사람이 젊은 사람과 사랑을 시도하면, 대체로 돈으로 얽히거나 불행하게 끝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츠지 히토나리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그는 사랑이 얼마나 감성에 의존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그녀는 꿈을 떠올리며 울고 있었다. 결의에 가득 찬낮의 표정과는 정반대로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오이는 지금도 그런 무서운 꿈을 꾸고 누군가 곁에 있는 사람의 품에 안기는 것일까? 그녀를 안는 사람이 부러웠다.
한밤중에 그녀에게 넉넉한 가슴을 빌려 줄 수 있는 남자가 얼마나 행복한지, 당시의 나는 몰랐다.
내 가슴에 달라붙는 메미의 촉감에 현실로 돌아왔다. 그녀의 달콤한 몸냄새가 코를 간질였다. 지금 여기가 밀라노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메미의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고 조용히 안아 주었다. 쥰세이, 하고 메미는 잠꼬대로 내 이름을 불렀다.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 냉정과 열정 사이, 츠지 히토나리 지음, 양억관 옮김, 85쪽에서 -
사랑은 지독한 모순이다. 때로 엄청난 방황을 한다. 그러면서도 사랑은 앞으로 나아간다. 사랑은 그 자체의 관성으로 인해 시간과 공간을 지배한다.
인간의 생각과 행동은 언제나 일치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 상반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삭막한 현실 앞에서 사랑의 감정은 스스로 요동치면서 절제되는 상황을 맞이한다.
사랑의 고백은 무의식에서 이루어진다.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의 감정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사랑을 고백하는 의식을 치르게 된다. 떨리는 감정으로 사랑을 상대방에게 던지는 터널을 지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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