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사람을 믿지 마라

“사람을 함부로 믿어서는 안 된다. 잘못 믿었다가 받게 될 상처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사람을 만나야 하고 사람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 사람을 사랑해야 하고 사람과 끊임없이 거래를 해야 한다. 사람은 다른 사람 없이는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은 사람 때문에 손해를 보게 되고 상처를 입게 된다. 한 사람 때문에 운명이 뒤바뀌기도 한다.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을 되돌아보면 우리는 사람을 잘못 본 죄 때문에 그 죄값을 톡톡히 치루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람들은 대체로 다른 사람을 제대로 보지 못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세상에 태어나 어린 나이에 스스로 걸어야 하고 독립해야 한다. 유아기와 청소년기를 거쳐 장년이 된다. 그때까지 자신의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일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남에 대해 신경을 쓰지 못 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제대로 관찰할 능력을 쌓지 못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을 무조건 믿는 습성이 있다. 남의 말을 아무런 의심 없이 액면 그래도 받아들이는 것이다. 누가 어떻다고 하면 그런가 보다 하고 믿는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자신의 기준으로 일단 거르는 능력은 오랜 세월 세상을 살아보아야 비로소 생기게 된다. 특히 고생을 하지 않고 세상을 사는 사람들은 이런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그러다가 크게 당하는 것이다.

세상 일이란 생각보다 복잡하다. 많은 사람들이 정직하지 않다.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남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을 서슴치 않는다. 먹기 살기가 어려워지고 생존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눈뜨고 있어도 코를 베어가는 세상이 되었다. 수많은 사기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은 사람을 잘못 보아서 그런 일을 당한 것이라고 한탄한다. ‘사람을 잘못 본 죄’는 무엇일까? 사람을 잘못 본 죄가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토록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고 불행하게 만드는 것일까?

사람을 잘못 본다는 것은 그 사람의 진실된 면을 보지 못 하고 겉으로 드러난 모습을 보고 무조건 믿고 대했다가 낭패를 당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은 동물과 달라서 자신의 모습을 꾸밀 수 있다.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겉으로 착한 사람인 것처럼 위장할 수 있다. 속은 다 썩었는데도 겉으로 위선(爲善)을 할 수 있는 존재다.

바로 이런 인간의 교묘한 능력 때문에 사람들은 다른 사람 속을 모르는 것이다.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은 바로 이런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 사회의 주변을 보면 사람 때문에 당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이런 사정은 정치 경제 사회 종교 모든 분야에서 어김없이 벌어지고 있다. 로마시대의 시저도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당했다. 그래서 ‘부루트스, 너 마저도’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고 비참한 최후를 마쳤다. 동서양, 고금을 막론하고 사람에 의해 당한 사람들은 끊임없이 계속되어 왔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정치판에 뛰어든 사람들은 선거가 끝나면 곧 이런 현실을 깨닫는다. 열심히 선거운동을 도와주면 평생이 보장될 것으로 믿었지만, 당선되면 당선자는 할 일이 너무 많아 선거운동원을 일일이 챙겨줄 수 없다.

떨어지면 그 날로 모든 것은 끝나고 만다. 도와준 사람을 고맙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공직에 있는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달콤한 말로 자신들의 지위와 권한을 이용하려고 하는지 퇴직한 후에 깨닫게 된다. 쉽게 이용당했던 공직자는 뇌물로 문제가 되어 패가망신한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부하직원들을 믿었다가 사업체가 망하는 현실을 많이 경험하게 된다. 믿고 맡기는 일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다. 동업을 했던 사람들은 99%가 후회한다. 동업이란 가까운 친구 사이를 원수로 만드는 지름길이다. 그래서 동업하다 망한 사람들은 절대로 동업을 생각하지 말라는 교훈을 전하려고 한다.

남녀 사이의 애정문제도 마찬가지다. 사랑을 소중한 가치로 믿고 자신의 모든 것을 주었다가 상대방의 배신 때문에 상처 받고 비참하게 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랑해서 결혼했다가 얼마 안 있어 이혼하는 사람들의 가슴 속에는 인간에 대한 불신감이 돌덩이처럼 자리잡게 된다.

부모 자식 사이에도 마찬가지다. 모든 희생을 해서 키워놓으면 결혼해서 부모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직 상속문제에만 신경을 쓰는 불효자도 많다. 아이를 낳은 후에 무책임하게 버리는 부모들은 애당초 불신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사람을 믿지 못 하면 어떻게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인가? 다른 사람과 어차피 관계를 맺어가면서 살아야 할 것이라면 무엇을 조심해야 할 것인가? 그것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다른 사람을 믿는다고 하더라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다른 사람에 대해 충분히 알게 될 때까지 성급한 믿음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의심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의심을 하기에 앞서 다른 사람의 말을 무조건 믿지 말고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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