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60)
명훈 엄마는 자신의 친한 고등학교 친구를 만나 이 문제를 상의했다. 그 친구는 명동에서 사채를 오래 해서 사회 경험이 많고, 주변에 아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친구는 명훈 엄마에게 자신이 아는 흥신소가 있으니, 같이 가서 만나보자고 했다. 흥신소 사람들은 마치 형사같았다. 의뢰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해서 상대에 대한 정보를 알아낼 것인지, 프로답게 설명을 해주었다.
“그 여자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핸드폰 번호밖에 없나요?”
“글쎄요. 우리 아들이 그 여자가 살고 있는 원룸이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곳을 알지 몰라요.”
“그 여자의 무엇을 알고 싶은 건가요?”
“지금 저희가 그 여자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거의 없어요. 그 여자가 애를 가졌다는데, 정말 우리 아들 아이인지도 확인하고 싶고, 다른 남자관계도 알고 싶어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그 여자 아이를 떼도록 중간에서 협조해주는 거예요.”
“예. 알았습니다. 사모님! 아무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가 전문이니까. 보름 이내에 모든 문제를 해결해 드릴게요.”
명훈 엄마는 이런 일을 처음 해보는 것이니까,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무리 흥신소라고 해도 어떻게 저렇게 큰소리를 치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말하는 투로 보아서 거짓말을 하거나, 사기를 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같이 간 친구가 전부터 거래를 해본 사이라고 하니까 무조건 믿고 맡길 수밖에 없었다.
명훈 엄마는 그 전에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흥신소라는 곳은 대개 건달이나 깡패 또는 주먹들이 불법으로 다른 사람들의 뒷조사를 해주는 곳이라고 들었다. 그래서 그런 곳을 찾아가거나, 흥신소에 어떤 일을 맡기는 것을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친구와 상의하다 보니, 흥신소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그곳 사람들을 직접 만나보니 의뢰한 일을 잘 처리할 것이라는 믿음이 갔다. 흥신소 사장은 명훈 엄마로부터 착수금을 받으면서, 어떠한 경우라도 나중에 문제가 되면, 흥신소에서 자료를 받은 것이라고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다짐을 세 번이나 했다.
요새는 과거와 달리 경찰에서 흥신소에 대한 단속이 심하고, 만약 흥신소 일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 구속되어 실형까지 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의뢰한 사람도 벌금형에 처해진다고 했다.
명훈 엄마가 흥신소에 지현의 뒷조사를 맡기고 나서, 정말 약속한 대로 15일이 지나자 연락이 왔다. 그리고 그동안 지현에 대해 조사한 자료를 가지고 왔다.
지현은 자신보다 열 살이나 더 많은 어떤 유부남과 3개월 동거를 했다는 사실, 그 남자의 아이를 이미 낙태한 경험이 있다는 사실, 정신적으로 공황장애증세가 있어 정신건강과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 현재 살고 있는 원룸은 보증금 천만원에 월세 30만원이라는 사실에 관한 자료를 보내왔다.
자료에 의하면 모든 것은 사실이었다. 지현이 동거생활을 했다는 남자는 도박꾼이어서 현재 기소중지되어 도피중이라는 사실까지 알아냈다. 그 도박꾼의 부인도 지현의 존재를 알고 있고, 그래서 그 부인이 지현을 만나 폭행까지 가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하지요?”
“그건 사모님께서 알아서 하셔야지요. 저희가 낙태까지 해드리기는 너무 위험부담이 클 것 같아요. 세월이 예전 같지 안잖아요? 하지만 정 원하시면 저희가 해볼 수는 있어요. 다만, 그렇게 되면 큰돈이 필요해요.”
“예. 일단 이 정도의 자료를 알아냈으니, 저희가 먼저 해보고, 안 되면 다시 상의드릴게요.”
'작은 운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은 운명 (61) (0) | 2021.01.21 |
---|---|
119. 항공사 승무원만 보면 사죽을 못쓰는 남자 (0) | 2021.01.20 |
작은 운명 (59) (0) | 2021.01.20 |
작은 운명 (58) (0) | 2021.01.20 |
작은 운명 (57) (0) | 2021.0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