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20)
강 교수는 미경의 애인이라고 자처하는 건달에게 각서를 써주고 나서 곧 바로 미경을 만났다. 미경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하자, 미경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 남자는 3년 전에 몇 달 동안 애인 사이로 지냈는데, 저를 심하게 폭행하고 평생 저를 자신의 소유로 한다고 일방적으로 자기 몸에 제 이름을 써놓고 보여주면서 저에게 책임지라고 강요했어요. 깡패짓이나 하면서 저로부터 돈이나 뜯어가고 다른 여자들과 바람 피고 또 도박과 사기행각을 벌이다가 징역을 살던 나쁜 사람이예요.”
“그런 사실이 있었다면 왜 나에게 미리 말을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 남자가 미경씨와 나와의 관계를 문제 삼을 수 있었다면 나를 만나지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니예요?”
“그 사람은 징역 가기 전, 그러니까 지금부터 2년 반 전에 저와 완전히 헤어지는 합의서를 쓰고, 제가 마지막으로 돈 천만원을 주고 끝을 냈던 거예요. 그동안 아무런 연락이 없었는데, 얼마 전에 저의 미용실에 나타나서 제 근황을 묻고 돌아갔는데, 교수님과 저와의 관계를 어떻게 알고 교수님을 찾아갔는지는 정말 미스테리이예요.”
“그런데 어떻게 그 남자가 나를 찾아온 거예요?”
“아마 제 주변에 교수님과 저와의 관계를 알고 시기질투하는 여자들이 그 남자에게 정보를 준 것이 아닌가 싶네요. 아무튼 교수님께 죄송해요. 하지만 저를 용서해주세요. 그리고 그 돈 5백만원은 제가 대신 물어줄 게요.”
미경의 말은 모두 진실로 들렸다. 그러나 강 교수는 돈이 문제가 아니고, 그 남자가 말한 것처럼 미경의 배에 그 남자의 이름이 써있는지가 중요한 문제였다. 참지 못하고 미경의 집으로 같이 가서 미경의 옷을 벗게 하고 몸을 살펴보았다.
다행이 미경의 배에는 아무런 문신이 없었다. 강 교수는 크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미경을 더욱 신뢰하게 되었다. 미경도 강 교수가 자신을 믿고 그 남자 문제로 미경을 미워하지 않고, 계속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너무 좋았다. 두 사람은 그래서 곧 바로 이어서 서로 껴안고 진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사실은 미경의 오른쪽 겨드랑이 속에는 그 남자가 강제로 새겨준 문신이 있었다. 그 남자는 미경의 그곳에 아주 작은 글씨로, ‘강철’이라고 써놓았다. 그것도 예쁜 글씨로 써놓은 것이 아니라, 초등학교 1학년 수준의 글씨로 엉망으로 써놓았다.
강철은 그 남자의 이름은 아니었고, 그 남자가 깡패사회에서 불리우는 별명이었다. 강 교수는 그 남자가 미경의 배위에 문신을 해놓았다고 확실하게 말했기 때문에, 당연히 미경의 배만 살펴보고 더 이상 다른 부위는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다.
미경은 조만간 그 문신을 없애는 수술을 성형외과에 가서 받으려고 마음 먹었다. 그러면서 강 교수와 관계를 하면서도 그곳이 신경이 쓰여서 미경은 절대로 자신의 팔을 위로 들지 않았다. 반드시 차렷자세로 체위를 유지해야했다.
강 교수는 흥분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런 미경의 체위나 자세를 가지고 겨드랑이에 문신이 새겨져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미경은 나이가 50인데도 처녀 뱃살 같았다. 우윳빛이었고 부드럽고 탄력이 있었다.
강 교수는 이 일을 겪고 나서 오히려 미경에게 더 깊은 정이 갔다. 물론 500만원은 강 교수가 주고 끝을 냈다. 사기꾼은 500만원을 뜯어낸 다음에는 연락이 없었다. 아마 또 다른 사건으로 감방에 갔을 것 같다는 것이 미경의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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