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사랑했어요>
우리 사랑이
이 정도였던 것일까요
아무 말 없이
더 이상 연락도 되지 않은 채
사랑이 사라졌다는 것은
너무 허망해요
우리는 무엇이었을까요
그 많은 시간
서로가 생각하고
대화를 나누었던 것은
어떤 의미이었을까요
사랑이란 정말 헛되고 헛된 것이예요
몇 년의 세월이
순간의 물거품이 되고
돌아서면 남이 될 수 있다는 건
인생이 허무한 것보다
사랑은 더 허무한 것이 아닐까요
왜 그렇게 변했을까요
서로에게 똑 같은 책임이 있을 거예요
서로가 솔직하지 못했고
서로가 충실하지 못했고
그래서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세파에 흔들리던 우리들의 모습이
이젠 불쌍해 보여요
사랑은 부질없어도
우리의 사랑은 기억해줘요
별이 떨어지는 밤에
함께 울고 웃었던 시간들은
소중한 금자탑이예요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
그냥 옛일을 생각해요
서로가 더 없이 좋았던
그 시간들이
우리들의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을 거라고 믿어요
사랑했어요
아무 것도 바라지 않은 채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았던 내 사람
이제 그 이름만 남겨 주세요
오직 하나의 이름만 부르고 있을 거예요
내 사랑의 이름만 기억할 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