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집에서는 송편을 많이 만들어놓고 팔고 있었다.
예전에 집에서 솔잎을 따다가 송편을 빚어 찌던 때가 생각났다. 대전에 살때까지만 해도 산에 가서 솔잎을 따왔다. 그런데 서울생활에서는 솔잎을 따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그런지 송편 냄새가 제대로 나지 않는다.

시장을 한 바퀴 돌고 나오다가 목포 홍어집이 있어 들어갔다. 삼합을 시켰다. 주인이 식당 밖에다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비가 올지 모른다며 위에도 천막을 쳐주었다. 동동주와 곁들여 홍어요리를 먹었다.

옆집에서 숯불을 펴서 요리를 하는 돼지불갈비가 맛있게 보여 2인분을 시켰다. 푸짐한 상을 차려놓고 술을 마시고 있으니 기분이 좋았다. 한가위 기분을 거기서 낸 것 같았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텐트를 쳐놓아 괜찮았다. 더욱 운치가 있었다.

집에 돌아와 TV를 켜니 KBS 1 TV에서 닥터 지바고(Doctor Zhivago)를 시작하고 있었다. 옛날에 보았지만 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가물가물한 영화다. 다시 보았다. 1966년 아카데미영화상에서 각본, 감독 등 5개 부문 수상을 한 작품이다. 오마 샤리프가 주연한 이 영화는 매우 잘된 작품이었다. 끝까지 다 보니 1시 반이 다 되었다. 주제가가 더욱 멋있게 들렸다. 눈이 가득 쌓인 풍경들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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