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때문이야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
가을은 남아 있어
낙엽을 밟고 있는 한
너는 잊혀지지 않아

너 때문에 우는 건 아냐
사랑이 채워지지 않는다고
가슴이 뚫려있다고
네가 곁에 있지 않다고
슬퍼할 이유는 없어

너를 받아들이지 못한 건
같은 색깔로 물들지 못한 건
아픔이 아픔으로 이어지고
빛이 빛으로 소멸해서 그래
아직도 시간은 정지한 채
모든 건 무음으로만 들리고 있어

아직 잎이 다 떨어진 건 아냐
겨울의 나목 앞에서
우리가 벌거숭이가 된다는 건
하나를 만들고
둘을 부셔버렸다는 거야

알 수 없는 슬픔은
새벽 안개처럼 사라졌어
너의 마력 때문일 거야
갑자기 어두움이 사라지고
들리지 않던 산새 소리가 들리는 건
바로 너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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