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는 슬픔을 적시네

눈물을 흘린다
개나리와 철쭉, 라일락까지
내 마음을 따라 울고 있다
봄비는 부슬부슬 내리고 있는데

못 이룬 사랑은 봄에 잊어야지
붉은 장미가 피기 전에 잊어야지
한 여름까지 설움을 가져갈 수는 없다
초원에 쓰러진 가슴이 찢기고 있다

실연의 상처가 쓰리다
아무 인적도 없는 길목에서
마주쳤던 야릇한 운명
강물에 써보았던
우리들의 사랑 이야기
그 아름다운 막이 내린다.

누구에게도 보이지 말라
이별 뒤의 뜨거운 눈물은
가슴 속에 엉켜 화석으로 남으리
먼 훗날
한 줄기 생명으로 빛나리
봄비는 슬픔을 적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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