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 여자 등쳐먹고 감방 갔다온 남자가 또 여자를 괴롭히다

강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다. 가까운 친구를 만나 상의를 했다.

“미용실 원장을 만나 연애를 하고 있는데, 갑자가 그 여자 애인이라는 건달이 나타나서 나를 협박하고 있어. 나는 혼자 사는 여자로 알고 있었고, 그 여자 역시 나에게 남자가 있다는 말을 전혀 하지 않았어. 법으로 하면 나는 아무런 잘못도 없고, 책임도 없지만, 그 남자는 완전히 깡패고 전과자일 뿐 아니라, 몸에 문신도 많고, 미용실 원장 이름까지 자신의 몸에 새겨놓고 있어. 내가 대학 교수 신분이기 때문에 그걸 가지고 물고 뜯는 거야. 어떻게 하면 좋을까?”

미경의 말을 들어보니, 그 남자는 미경과 연애를 하던 유부남이었다. 천하에 둘도 없는 사기꾼이고 건달이었다. 처음에는 아주 돈이 많은 사업가인 것처럼 속였다. 명품 가방도 사주고, 다이아반지도 사주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가방도 다이아도 모두 가짜였다. 처음에는 미경에게 돈을 펑펑 썼다. 그렇게 믿게 한 다음, 미경에게 중국 사업에 투자하라고 해서, 돈 5천만원을 빌려갔다.

그 남자는 또 다른 유부녀를 꼬셔서 돈 1억원을 사기쳐서, 그 때문에 결국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징역을 1년 살다가 나왔다. 미경은 체면이 있었기 때문에, 그 사기꾼에게 5천만원을 떼어먹혔지만, 그 사람을 상대로 형사로 고소하거나 민사재판을 할 수가 없었다. 살다가 더러운 놈 만나서 재수 없는 일을 당한 것으로 생각하고 잊어버리려고 했다.

사실 그렇다. 여자가 남자에게 사기를 당하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단순한 돈거래를 했으면 별 문제지만, 이미 몸을 섞고 지내다가 사기를 당하면 형사고소를 하기가 어려워진다.

사기꾼은 자기 앞으로 재산을 절대로 해놓지 않기 때문에, 민사재판을 해서 승소판결문을 받아야 아무 의미가 없는 휴지조각이나 마찬가지다. 사기꾼은 법률상 재산이 없는 무자력자이고, 지하철에 앉아 있는 노숙자와 법적으로는 마찬가지 신분인 것이다.

사기꾼들은 외형상으로는 돈이 많은 것처럼 화려하게 꾸민다. 외제차를 타고 다니고, 고급스러운 빌딩에 사무실을 얻는다. 수시로 외국에 출장을 다닌다고 하고, 골프를 치러 다닌다. 고급 술집에 다니고, 백화점에서 명품만 산다.

하지만 모든 재산의 명의는 본인 앞으로 해놓지 않는다. 집도 부인 앞으로 해놓고, 전세도 부인 앞으로 얻는다. 아니면 월세로 해놓고, 보증금을 다 까먹는다. 외제자동차도 렌트를 하거나, 아주 썩은 중고차를 사서 타고 다닌다.

사무실도 법인 앞으로 월세를 얻는다. 보증금은 아주 최고 적게 내고, 월세는 내지 않는다. 외국에 출장다닌다고 하는 것도 거짓말이다. 요새는 핸드폰으로 외국에서 전화를 하는 것처럼 얼마든지 꾸밀 수 있다.

인터넷이나 카카오로 전화를 하면, 한국인지 외국인지 알 수 없다 고급 술집도 사기 치기 위해 다니고, 외상으로 몇 백만원씩 깔아놓는다. 백화점 명품도 대개 사기쳐서 바보 같은 유부녀로부터 선물을 받은 것이다.

여자를 사기 친 남자는 대개 여자가 자신을 좋아해서 돈을 거저 준 것이라도 우긴다. 차용증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기죄에 해당하는지 애매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여자 입장에서는 사기꾼을 함부로 고소하기가 어려운 것이, 만일 고소했다가 무혐의결정나면 돈을 완전히 떼어먹히게 되고, 징역을 보내면 나올 때까지 불안하고, 나온 다음 어떤 보복을 할이지 두려워서 평생 벌벌 떨면서 산다.

여자의 몸을 빼앗고, 돈도 빼앗은 제비족 같은 사기꾼은 만일 여자가 고소를 해서 징역을 살게 되면, 자주 편지를 보낸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모님!.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사모님 덕분에 진실한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여기 있는 동안 제 삶을 돌아보면서 깊이 반성하겠습니다. 하지만 갇혀 있으니 사모님을 껴안고 있던 추억이 너무 간절해서 미치겠습니다. 제가 나가면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많이 벌고, 사모님만을 위해 살겠습니다. 부디 제 생각만 하고 계시고, 나가면 제 사랑을 다시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사모님 없으면 이제 저는 이 세상에서 더 이상 살 의미가 없게 되었습니다. 사모님! 정말 사랑합니다.”

이렇게 편지를 자주 보내면, 여자는 미치게 된다. 바람을 피워서 남편에게 이혼당하고 혼자 어렵게 사는데, 사기꾼이 뻔뻔하게 감방에 앉아서 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고, 출소하면 여자를 사랑하겠다고 굳은 결의를 하고 의지를 다지고 있으면 얼마나 불안하고 고통스럽겠는가?

하지만, 편지 내용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를 하고, 현재 피해자인 전 유부녀를 사랑하고, 죽을 때까지 잘 하고 사랑하겠다는데, 법에서 어떻게 하겠는가? 실질은 협박이지만, 협박죄로 처벌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미경도 그 사기꾼을 고소도 하지 않고, 헤어져준 것만으로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사기꾼은 징역을 살고 나온 다음 처음에는 미경에게 염치가 없어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었다. 미경 대신에 또 어떤 돈이 있는 돌싱녀를 꼬셔서 사기를 치려고 했는데, 그게 뜻대로 되지 않아 돈이 궁하게 되었다.

그런데 미경이 운영하는 미용실에 단골로 다니는 여자 친구 이야기를 들어보니, 미경이 최근에 어떤 돈 많은 대학 교수와 진한 연애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그 사기꾼은 미경 미용실 단골 손님인 여자 친구에게 부탁했다.

“선미경 원장과 지금 연애를 하고 있는, 그 대학 교수 이름하고, 어느 대학교에서 근무하는지 알아봐 줘. 내가 나중에 톡톡히 인사할게.”

그 여자 친구는 이미 그 사기꾼과 몇 차례 몸을 섞은 관계였고, 사기꾼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사기꾼을 도와주려고 했다. “선미경 원장은 나와 연애를 하면서, 나를 완전히 이용해 먹었어. 내가 선미경 원장에게 반지도 사주고, 돈도 3천만원 정도 썼는데, 내가 징역가게 되니까, 나를 완전히 배신하고, 다른 놈과 연애를 했던 거야. 내가 나중에 따졌너니, 내가 돈이 없어 버렸다는 거야. 나를 좀 도와줘. 나는 너무 억울해.”

“아니 선미경 원장이 그렇게 나쁜 사람이예요? 그렇게 안 보였는데...”
“말도 하지마, 여기 있는 선미경 이름 문신을 봐.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 줄 알아? 이 <미경>이라는 문신도 선원장이 직접 쓴거야. 글씨체가 분명히 선원장 것이 맞잖아. 그리고 선원장 배꼽 아래에도 내 이름이 문신으로 새겨져있어.”

그 여자 친구는 그 말에 놀래서 사기꾼에게 문신을 보여달라고 했다. 혹시 자신의 이름도 올라가 있나 싶었다. 그러자 사기꾼은 며칠 후 그 여자 친구에게 <미경>의 이름이 새겨진 문신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밑에 있는 다른 여자들의 이름은 대일밴드로 가려놓았다. 다른 여자들의 이름 위에는 빨간 약을 많이 발라놓아서 이름이 보이지 않게 기술적으로 조치를 해놓았다.

여자 친구는 그 문신을 보고, 사기꾼의 말을 100% 믿게 되었고, 선미경 원장이 겉으로는 착하고 정숙한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호박씨를 다까고, 남자 등이나 처먹는 꽃뱀이라고 믿게 되었다. 이른바 가짜뉴스를 진짜뉴스로 믿게 된 것이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