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
얼마나 많은 시간 방황했던가
삶의 의미를 찾을 때까지
상처를 딛고 일어설 때까지
그래 맞는 말이야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
일방적일 수 없고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이 아냐
빗소리가 유난히 크다
온 정신을 집중해서 빗물을 본다
그곳에 가냘픈 사랑이 떠오른다
너무 희미해서 잡을 수도 없는
연약한 새싹 같은 사랑
밤새 떨어진 목련 앞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의 파편들이
꽃잎을 어루만지며
위로받고 있다
정오의 태양은 구름에 가려
안타까운 추억의 실루엣을 만든다
어디 이것뿐이랴
우리가 상실했던 소중한 가치들
더 이상 기억하지 않기로 했던
너와 나의 시간들
그 속에서 기차는 남쪽을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