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실
새털구름을 타고 내려온다
가슴에 조용히 쌓이는 부드러운 감촉
수없이 반복되는 언어의 물결
그곳에서 감정은 정지된다
무엇이었을까
우리를 마비시켰던 종소리는
눈물을 흘릴 수 없게 만들었던 그 빗소리는
파도 앞에서도 놓치지 않았다
폭설에 가려져도 끈을 잡았다
사랑의 밧줄은 불에 타도
여전히 우리를 감고 있다
멍하니 한곳을 응시했다
끝없이 파고 들어갔던 우물 밑바닥에서
천년 화석이 드러났다
그곳에 가슴과 가슴이 엉켜있다
네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가 멈춘다
지친 말들이 거품을 품는다
수레바퀴에 사랑이 밟혀 신음소리를 낸다
짙은 연기를 내뿜으며
사랑은 창공으로 사라진다
우리는 행복한 표정으로
사랑의 상실을 축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