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진실

가을 바람에 낙엽이 뒹군다
삶의 처연한 모습이
발가벗은 채로 쓰러져있다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가는 인생
우연히 마주친 인연 앞에서
왜 이렇게 가슴 아플까

술에 취해 하늘을 본다
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호숫가에 작은 새를 따라
어디론가 떠날 채비를 한다

은행잎이 너무 진하다
사랑한다면서 믿지 못하고
믿는다면서 사랑하지 못한 채
바람 따라 흔들리는 갈대처럼
어둠이 내릴 때 달빛에 젖었다

모닥불을 피워놓고
알 수 없는 너의 진심 앞에서
언어의 의미를 잡으러 먼 길을 걷는다

하나 밖에 없는 진실을 찾으려
지친 나그네는 드디어
작은 배에 몸을 싣고
밤 12시에 무인도를 향해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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