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결혼 vs 행복한 이혼

 

76일에 개최되는 사랑학 세미나 주제는 불행한 결혼 vs 행복한 이혼이다. 나는 이 세미나를 준비하기 위해 한 달 동안, “결혼과 이혼, 재혼에 대해 많은 자료를 찾아보았다.

 

특히 법에 대해서는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내신 윤진수 변호사님의 가족법 강의 4개정판을 정독하였다. 그리고 결혼과 이혼에 관한 대법원 판례를 모두 읽고 있는 중이다.

 

인터넷에서 영어로, ‘marrage’‘divorce’를 검색하면 수많은 자료가 나온다.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자료들이 너무 많다.

 

프랑스 줄리아 크리스테바가 쓴, ‘사랑의 역사를 다시 읽고 있다. 김영 교수님이 번역한 1997년 민음사에서 출간된 책이다. 저자의 폭넓은 학문적 지식과 날카로운 해석능력에 감탄하고 있다.

 

저자는 사랑의 역사라는 제목을 붙였지만, 실제로는 서양의 정신사라고 할 수 있다. 사랑에 관하여 구약성경의 아가서부터 현대의 프로이트까지 철저하게 꿰뚫고 있다.

 

사랑과 결혼, 성과 이혼, 개인의 행복과 불행은 따지고 보면, 그 어느 것이나 지독하게 개인적인 것이며, 주관적이고, 개별적인 경험이고 기억이다.

 

모든 인간이 지극히 짧은 인생길에서 마주치는 타인과의 우연한 만남, 지속되는 특별한 관계, 그 안에서의 갈등과 문제 해결, 그로 인해 얻어지는 희로애락, 실존의 결합과 해체 과정이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운명적으로 만난다. 그 어떤 경우든 지구 상의 인구가 79억명이나 되는 세상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 성관계를 맺고 사랑하게 된다는 것은 그야말로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특히 일시적인 연애나 섹스를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결혼까지 한다는 것은 운명론에 의하지 않고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은 운명이고, 이혼은 선택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말은 틀린 말이다. ‘결혼도 운명이고, 이혼도 운명이다라고 하는 것이 맞다.

 

운명론이 아니고는 한 사람이 어떻게 다른 한 사람을 만나 오랜 기간 같이 붙어 살며, 자식까지 낳고 가정을 꾸밀 수 있을까?

 

그리고 운명이 아니면, 어떻게 그렇게 지구 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사람과 남남이 되며, 냉정하게 갈라설 수 있는가? 이러한 만남과 헤어짐은 모두 운명일 것이다.

 

다시 결혼과 이혼으로 돌아가보자. 결혼은 서로 좋아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 혼례를 치루고 혼인신고를 한다. 두 사람은 혼인서약을 한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30년 넘게 생활해온 두 사람은 많은 면에서 다르고, 이질적이다. 근본적으로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있다. 결혼생활은 서로 양보하고, 서로 배려하고, 서로 존중하여야 유지가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부부는 서로 충돌하고, 갈등을 일으키며, 싸우게 된다. 서로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불평하면서, 서로 무시하고, 정신적으로 학대하게 된다.

 

사람 사이의 관계가 이 정도 되면 서로 보지 않고, 기분 나쁜 관계로 정리하면 되지만, 부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집에서 24시간 지내야하며, 자녀 때문에 공동의 이해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안에서는 피터지게 싸우고, 밖에 나가서는 다정한 부부로서 행복한 척해야 한다.

 

이러한 모순된 행동, 위선과 가식이 계속되면 부부는 쌍방 모두 우울증에 걸리고, 이상심리가 되며, 두 사람의 삶은 불행해지고, 고통과 질곡에서 헤매게 된다.

 

이럴 때 두 사람은 이혼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이혼은 이혼대로 말할 수 없는 위험과 고통이 따른다. 때문에 이혼하기 전에 부부는 최선을 다해서 이혼하지 않고, 현재의 결혼생활을 바꿔서 정상적인 부부관계로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

 

첫 번째, 인생이 긴 것 같지만, 정말 짧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인생백년이라고 하지만, 우리 모두가 100세까지 사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모두 언제 죽을지 모른다.

 

그렇게 짧은 인생, 거대한 우주의 은하계에서 한 점 먼지 같은 지구상에서 발을 붙이고 살고 있는 우리는 그 가운데에서도 ‘79억분의 하나에 불과하다. 그러니 지금까지 살아온 현재의 배우자와 다시 한번 화해하고, ‘원수에서 친구로전환하여 사는 것은 어떠한가?

 

두 번째, 자녀를 생각하면 함부로 이혼해서는 안 된다. 부부야 이미 살만큼 산 사람들이지만, 아직 자녀들은 어리고, 세상에서는 어린 사슴 새끼와 같다. 어미의 보호가 없으면 살 수 없다. 설사 산다고 해도, 얼마나 불쌍할까? 부부는 밉지만, 아무 죄 없는 자녀를 생각해서 그냥 참고 사는 방법을 연구해 보라.

 

세 번째, 성질대로라면 100번도 더 이혼하는 것이지만, 막상 이혼하면 지금과 같은 고물가시대, 불황기에 먹고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장사하면서 동업하는 경우에도 동업이 깨지면 두 사람 모두 망한다.

 

결혼은 단순한 동업이 아니라, 몸과 마음, 전 재산, 자녀까지 함께 하는 완벽한 동업관계인데, 이것이 깨지면 동업자는 정말 많은 것을 잃고 많은 것을 손해본다.

 

네 번째, 싱글 라이프는 고독하고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둘이 오랫동안 같이 사는데 익숙해 있다가, 갑자기 혼자가 되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환경의 변화로 그 많은 시간 외롭고 심심하고, 할 일이 없어 견디기 어렵다. 혼자 밥을 먹는 것도 그렇다. 외식을 해도 혼자 가서 밥을 먹거나 술을 마셔봐라. 얼마나 멋쩍을까?

 

부부는 사실 친구처럼 짝이 되어 모든 것을 같이 할 수 있어 편리하다. 목욕탕 빼고는 어느 곳이나 동행할 수 있다. 이혼하고 혼자 사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드는지 생각하면 함부로 이혼하기 어려울 것이다.

 

다섯 번째, 이혼하면 건강관리를 하기 어렵다. 육체적인 건강도 그렇지만, 정신적인 건강이 문제다. 특히 나이 들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우울증에 걸린다. 늙어 병이 들면 옆에 간병해줄 사람도 필요하다. 부부만큼 편한 반려자는 있을 수 없다.

 

여섯 번째, 사랑이나 섹스를 좋아해서 혼자 살지 못하는 사람은 이혼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고 한다. 그러나 통계는 재혼 또는 삼혼의 실패율은 매우 높다고 한다.

 

그 이유는 초혼과 달라서 재혼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 자체가 그렇고, 이혼하는 사람들에게는 상대 배우자뿐 아니라 본인에게도 결혼생활에 실패한 원인이 있은데, 그러한 자신의 문제를 제대로 깨닫거나 고치지 못하고 재혼생활에 들어갔다가 또 다시 실패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혼 후 다시 좋은 사람 만나서 사랑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여야 한다.

 

일곱 번째, 이혼과정이 쉬울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복잡하고 까다롭고, 어려울 수도 있다. 특히 합의로 이혼하지 않고, 재판까지 가면 문제는 달라진다. 두 사람 모두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된다.

 

그리고 재산이 없는 부부의 경우, 이혼을 당하면 무일푼으로 쫓겨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이혼하면서 부부가 서로 완전한 원수가 되기도 한다.

 

여덟 번째, 아직도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이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남아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혼하는 세상이지만, 일부 사람들은 이혼을 창피하게 생각하고 숨기려고 한다. 일부러 내놓고 밝히려고는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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