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째 되는 날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식사를 했다. 호텔 부페 식사는 항상 그렇다. 끼니를 거를 수 없으니 먹는 것이다. 8시에 버스는 떠났다. 황거를 보러갔다. 황거는 일본 천황과 그 일가가 살고 있는 곳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 파괴되었다가 1968년 재건되었다고 한다. 황거 일대는 넓은 정원식으로 꾸며져 있어 동경시민의 휴식처와 문화공간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나는 일행들과 달리 황거 공원을 둘러보지 않고 날씨가 더워 레스토랑 있는 휴게소 안에 들어가 있었다. 황거내에 살고 있는 오리 같이 생긴 큰 새를 박제해 놓고 있었다. 그 옆에는 새의 알이 매우 큰데 4개나 있었다. 그리고 작은 새끼 한 마리도 역시 박제되어 있었다. 죽어서 썩지도 못할 새의 운명이었다. 인간의 잔인함도 엿볼 수 있었다.
황거를 둘러 본 다음 우리 버스는 이로하고개의 48개의 커브길을 올라갔다. 닛꼬(日光)국립공원으로 갔다. 그곳에서 우리는 쥬젠지 호수를 구경했다. 산 위에 있는 호수는 매우 아름다웠다. 쥬젠지 호수는 난타이 산의 분화로 생긴 주변 약 25킬로미터의 호수로서 닛꼬 국립공원에서 가장 큰 호수다. 물빛이 맑고 아름다운 곳이다.
우리는 호수 주변의 한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식당 아래 기념품 파는 가게에서 어느 할머니가 일을 하고 있었다. 나이를 물으니 91살이라고 한다. 허리는 많이 굽어졌지만 말을 또렷하게 한다. 그리고 계산기로 물건값을 계산해 주고 포장까지 해 주었다. 그곳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았다고 한다. 동경에는 두번 나갔었다고 한다. 그곳이 우주의 전부였다. 남편과 가게를 하다가 남편이 5년 전에 죽은 다음에는 아들과 함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그 다음 게곤 폭포에 갔다. 일본 3대 폭포 중의 하나로 쥬젠지 호에서 흘러 나온 물이 97미터나 되는 암벽을 일직선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그 호수에 동경대학 학생이 멋있는 유서를 나무 껍집을 벗여 써놓고 자살을 해서 아주 유명해졌다고 한다.
동조궁을 둘러보았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묘소로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이라고 한다. 스기나무 숲으로 우거져 있었다. 입구에 거대한 이치노도리이는 일본의 3대 도리이 중의 하나로 유명하다고 한다. 천정에 있는 용을 향해 나무 막대기를 부딛혀 딱딱 소리를 내면 천정에서 용이 소리를 내는 것처럼 도르르 하는 소리가 나는 것이 신기했다.
니스 시오바라 온천 호텔로 이동했다. 온천욕을 하고 노천탕에서 피로를 풀었다. 다음 날 아침 호텔을 출발해서 후쿠시마 공항으로 갔다. 13시 05분 아시아나 편으로 출발해서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오후 3시 50분이었다. 짧은 여행기간 동안 나는 많은 것을 느꼈다. 그리고 많은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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