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따루에서 하꼬다테 가는 길은 멀었다. 오따루에서 삿뽀로까지 30분 정도 기차를 타고 가서 갈아탄 다음 3시간 10분 정도 더 가야 한다. 그것도 빠른 특급열차를 타고 달리는 거리다.
북해도는 커다란 섬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다니는 기차를 타면 주변의 풍경이 아름답다. 바닷가를 달리는 경우도 많다. 푸른 바다를 바라보면서 달리는 기분은 상상을 초월한다. 어떤 때는 바다를 끼고 달리는데 산쪽으로 기차길이 있고, 바다쪽으로 고속도로가 있다. 자동차와 함께 달린다. 기차가 단연 빠르다. 차 한대 씩 추월하는 모습을 본다. 옆에는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있다.
신깐센 열차는 매우 편하게 되어 있다. 좌석도 넓고 180도 회전하게 되어 있다. 서로 마주보고 앉아서 갈 수 있다. 뒤로 제치면 아주 편안하게 누울 수 있다. 어떤 곳에는 좌석이 하나만 있는 경우도 있다.
기차길 옆이란 특이한 풍경들이다. 철로 바로 옆까지는 집을 짓지 않기 때문에 중간에 약간의 공터를 비워둔다. 그리고 그곳에 나무와 꽃을 심어놓는 경우가 많다. 아마 기차의 소음 때문에 약간의 거리를 띄워놓고 중간에 방음장치 비슷하게 해놓은 것이 아닌가 싶다. 기차길 옆은 한 밤중에 기차가 지나가면 잠을 깰까봐 걱정이 된다. 그것 아니면 낭만적일 수 있다.
하꼬다테는 오래된 항구도시였다. 금년이 개항 146주년이라고 한다. 그래서 기념행사를 여기 저기에서 하고 있었다. 공원 꼭때기에 올라가는 케이블카에는 관광객들이 줄을 이어서 타고 있었다. 야간 경치가 아주 좋다고 한다. 케이블카도 매우 컸다.
도심지 한 복판에 늘어선 포장마차들이 여러 가지 먹을 것을 제공하고 있었다. 여러 가지 게임놀이도 준비해 놓고 있었다. 아침시장이라고 불리는 朝市에도 사람들이 많이 구경을 하고 있었다. 오징어 회가 유명하다고 한다.
재래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노파의 얼굴에는 그저 자신의 삶에 충실하고자 하는 의지만 남아 있었다. 외국에서 누가 왔던 아무 상관이 없었다. 다른 사람들의 삶에 너무 많은 시간 기웃거리고 있는 건 어리석은 일일 수 있다. 오늘 해야 할 일에 충실하고,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리는 것! 그게 우리가 할 일이다.
하꼬다테는 북해도에서는 아주 남쪽이라 그런지 날씨가 더웠다. 같은 바닷가라도 오따루와는 달랐다. 더운 날씨에 팥빙수를 찾았는데 어렵게 찾은 것도 형편 없었다. 팥빙수는 한국 것이 최고다. 호텔에서는 밧데리가 부착된 자전차도 빌려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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