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휴가를 보냈다. 어떻게 보면 일의 공백이었다. 머리를 식힌다는 핑계로 푹 쉬었다. 무려 11일이나 사무실을 비웠다. 사실 휴가라는 명목으로 사무실에 나가지 않으면서도 머리 속에는 사무실 일이 떠나지 않았다. 아니 떠날 수가 없었다. 그거 자체가 또 하나의 스트레스였다.
휴가 기간 동안 나는 새로운 세계를 찾아보려고 애썼다.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또 다른 세상을 발견하려고 했다. 내가 안주하고 있었던 가시적인 그런 범주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삶의 터전, 내 영혼이 바라보는 풍경을 찾아보려고 했다.
그러나 결과는 내가 무엇을 얻었는지, 무엇을 잃었는지 알지 못한다. 지루하기도 했지만, 그런 면에서는 짧은 기간이기도 했다. 다만, 세속적인 허망한 욕심에서 벗어나려는 태도에 약간 다가가게 되었다. 무가치한 세상 사람들의 부질없는 논쟁에서도 초연하는 법을 배웠다.
어제 출근하자 마자 몹시 바빴다. 휴가 기간의 공백을 메꾸려는 노력도 했다. 그러면서 곧 바로 예전의 상태로 돌아갔다. 그러자 마음의 평온을 되찾았다. 휴가란 한편으로 리듬을 깨뜨리기 때문에 더 힘들게도 만드는 측면이 있다. 그래도 휴가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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