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손님 두 사람이 왔다. 몇 차례 외국을 방문했을 때 그곳에서 대접을 받았고, 가깝기 때문에 이번 한국 방문 기간중 성의껏 접대를 했다. 

 

그래서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무척 바빴다.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서 서로의 이해가 깊어졌다. 인간관계란 그렇게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되는 건 아니다.

 

금요일 오후에 대구에 내려갔다. 오후 3시반경에 서초동을 출발했다. 대전을 거쳐 가다 보니 7시가 다 되어 북대구 IC에 도착했다. 대전에서 대구까지 가는 경부고속도로가 중간 중간 확장공사를 해서 그런지 제한속도도 80킬로미터밖에 안 된다. 트럭도 많고 해서 차가 많이 밀렸다.

 

북대구 IC에 나가서 길을 안내해 줄 사람을 만났다. 잘 모르는 길을 찾아간다는 건 매우 힘든 일이다. 1986년 5월부터 2개월간 대구에서 근무를 했지만, 대구 지리는 지금도 거의 모르는 편이다. 당시 황금동 아파트에서 살았다. 그리고 20일 정도는 모텔에서 생활을 했다. 어느 유원지 부근에 있던 모텔이었는데, 매우 변두리였던 것 같다. 주변에 논이 많아 여름철에 맹꽁이 소리가 무척 시끄러웠던 기억이 난다.

 

마중나온 사람의 차를 따라 사택으로 갔다.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색다른 분위기였다. 같은 경주 김씨 종친이다. 열심히 살고 성실한 사람이다. 사회적으로 존경받을 만한 사람임에 틀림 없었다. 경주에서 만든다는 '화랑' 술을 마셨다. 저녁 식사 후 앞마당에서 커피를 마셨다. 아파트와 달리 주택이란 그런 점에서 운치가 있다.

 

저녁 식사 후 대구에서 포항으로 갔다. 9시가 넘어 대구를 출발했다. 포항 IC에 정사장 부부가 대리기사를 데리고 나와 있었다. 우리 일행은 함께 청룡회관으로 갔다. 대리운전비가 1만5천원이라고 한다. 비가 오는 상황에서 고생을 많이 하는 것 같아 수고비를 더 주었다.

 

운전기사는 포항에 대해 여러 가지 설명을 해 주었다. 자신은 고향이 다른 곳인데 해병대 근무를 포항에서 한 것이 인연이 되어 포항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해병대 훈련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도 설명을 해주었다. 포항 인구가 조금씩 줄고 있다고도 했다.

 

청룡회관은 군인휴양시설이라고 한다. 일반인도 이용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시설도 좋고 값도 저렴해 보였다. 바닷가에 위치한 이 회관은 호텔 못지 않았다. 오히려 조용하고 깨끗해 보였다. 다시 또 가보고 싶은 곳이다. 지하 1층에 있는 사우나실에서 바라보는 동해바다는 아주 멋이 있었다. 한폭의 그림이었다. 해수탕에 오래 들어가 바다를 보았다. 구름이 하얗게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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