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밤이다. 10시 27분 현재 서울의 기온은 영하 13도라고 한다. 내일 아침은 더욱 추워 강한 바람이 불면 체감온도는 영하 23도 정도까지 내려간다고 한다. 정말 춥다. 방금 이마트를 다녀왔는데 차를 대고 들어오는데 몹시 추웠다.
아마트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마트에 가서 쇼핑을 하는 일은 재미 있다. 마치 시골 동네에서 5일장이 섰을 때 구경나가는 것 같다. 스카브로 훼어에 가는 기분이다. 많이 쌓아놓은 물건을 구경도 하고, 쇼핑 나온 많은 사람들을 보기도 한다. 신상품이 주는 새로운 느낌도 즐길 수 있다. 쇼핑을 하던 중 같은 테니스회원인 최원장님을 만났다.
그래도 집안에만 들어오면 따뜻하니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예전에는 집에 들어와도 웃풍이 있어 머리가 추웠다. 적어도 따뜻하다든가 집안이 너무 덥다든가 하는 건 잘 느끼지 못했다. 어린 시절은 그렇게 춥게 살았다.
낮 1시에 압구정성당에서 송 변호사님의 장남 결혼식이 있어 참석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법조인 결혼식에 가면 대개 아는 사람들이 온다. 압구정역 지하도를 건너가는데 자선남비도 있고, 바닥에 엎드려 구걸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불쌍한 사람들이다. 마음이 찡했다.
죄를 짓고는 못산다. 잘못한 일이 있어, 수사기관에서 수사가 시작되면 그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은 전전긍긍하게 된다. 자칫 잘못하면 인생이 망가지고, 자신의 명예가 실추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처벌이 두렵다.
보통 살면서 자신이 하는 잘못은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탈세도 그렇고, 관행적인 불법도 그렇다. 특히 업무와 관련된 뇌물이나 리베이트를 받는 행위도 그렇다. 모두 별 것 아닌 것으로 쉽게 생각한다. 아무리 신문에 수사가 진행되고, 처벌 받는 사람들의 얼굴이 망가진 모습으로 TV에 나와도 그건 어디까지나 남의 일이다. 자신의 불법이나 범죄는 모두 묻혀질 것으로 낙관한다.
그러다가 자신이 관련된 사안에 대해 수사가 시작되면, 그로 인해 받는 정신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가슴이 조마조마한다. 어떻게 생각하면 그냥 잘 넘어갈 것 같기도 하다. 아니면 크게 불똥이 튀어 문제가 될 것 같기도 하다.
특히 다른 사람들의 진술에 의해 처벌이 되고 안 되고 하는 사안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다가 잘 넘어가면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된다. 그런데 그게 잘 안 되어서 검사실에서 출석하라는 통지를 받게 되면 그야말로 숨이 넘어가게 된다.
자신이 지은 세속적인 죄를 가지고도 이런 모양이다. 성경에는 죄 사람을 받는다는 말이 나온다. 마태복음 제9장 제2절에, '안심하라.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 세상에서 죄를 사하는 권세는 인자에게 있다(마태 9-6).
부지불식간에 죄를 짓고, 그로 인해 처벌 받을까봐 두려워 가슴 조리던 순간을 기억하여야 한다. 더 이상 죄를 짓지 말고 마음 편하게 살아야 한다. 그게 중요하다. 그리고 세속적인 법위반이 아니라, 더 나아가 영적인 죄를 짓지 않는 경지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차가운 겨울 날씨에 죄를 짓고 구치소에 들어가 긴 겨울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그런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