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2일 목요일 아침에 출근을 하던 중, 올림픽대로에서 사고가 나는 걸 보았다. 어떤 차가 4차선에서 갑자기 3차선으로 삐져 나오자, 3차선으로 진행하던 집차가 이를 피하려고 갑자기 핸들을 좌측으로 틀었다.

 

그러면서 1차선쪽으로 밀려가면서 1차선을 진행하고 있던 다른 차를 들이박았다.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이었다. 다행이 커다란 사고는 아니었지만, 사고 상황을 직접 목격한 나로서는 매우 큰 충격이었다. 만일 나도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더라면, 그 사고에 함께 부딛힐 뻔했다.

 

차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사고를 낸 차량 세대가 동시에 서서 사고원인 규명이나 사태수습은 쉽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교통사고란 그렇게 아무런 예고 없이 나는 것이다. 그리고 순간적인 사고로 인해 아주 복잡한 일들이 벌어진다. 출근길에 그 세대의 차량은 제대로 일을 못보고 사태수습을 장시간 해야 한다. 만일 다친 사람이 있다면 더 큰 문제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운전을 더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평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운전은 기실 매우 위험한 일인 것이다.

 

W 사장을 만나 늘푸른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몇 년전에 테러를 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일요일 아침에 승용차를 직접 운전하고 집 앞 골목길을 가려고 하는데 앞에 다른 차가 길을 가운데로 막고 있어 잠시 정차하고 있었다.

 

그런데 앞 차에서 쇠파이프를 든 청년 두 사람이 내리기에 웬일인가 했더니, 갑자기 자신의 차 유리를 세게 내리치는 것이었다. 양쪽에서 모두 9번이나 차 앞유리를 내리쳤다. 그 차는 체어맨이었다. 그렇게 세게 내리쳐도 체어맨 앞 유리는 깨지지 않고, 안에서 조금씩 유리알만 떨어져 나갔다. 그는 체어맨 유리가 그렇게 단단한 것인줄 몰랐다고 한다.

 

그는 운전석 문을 밀치고 나왔고, 이때 범인 한 사람이 옆으로 넘어지면서 문이 열려 그는 도망갈 수 있었다. 범인들은 W 사장이 문밖으로 나오자 자신들이 차를 타고 도주하려다가 당황한 나머지 전주를 들이박고 차를 세워둔채 도망갔다.

 

동네 사람들이 일부 나오고 상황이 복잡해지자 범인들이 도주한 것이었다. W 사장은 경찰에 이 사실을 신고했고, 경찰은 한달여 수사끝에 범인들을 붙잡았다. 범인들은 W 사장 건물에 세들어 영업을 하던 모 업주의 아는 후배들이었다고 한다.

 

건물을 세주었는데 장사가 안되는 업소의 주인이 월세는 밀렸고 주인이 나가라고 하자 이에 불만을 품고 저지른 범행이었다고 한다. 범인들은 사장을 납치하려고 했었다고 시인했다. 사장은 그후 불안에 떨고 노이로제에 걸렸다. 심지어 1년 동안 경호원 2명을 데리고 다녔다. 그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의 원한을 사게 되면 얼마나 위험한가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나는 그 사장의 말을 들으며 세상 이치를 다시 한번 깨닫고 있었다.

 

저녁에 사무실 송년 회식을 했다. 금년에는 청계산 입구의 청산골이라는 식당에서 했다. 전체 직원이 50명이 넘으니 대식구다. 큰 방을 빌려 소고기와 돼지고기로 식사를 했다. 회식이 끝나고 나오니 밖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눈을 맞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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