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회관은 하루 밤 숙박비가 3만원이다. 그런대도 방은 크고 시설도 좋다. 바다 바로 옆에 붙어 있어 전망도 매우 좋다. 시원한 공기가 너무 좋았다. 나는 아침에 코트를 입고 바깥으로 걸으려고 나왔다. 겨울 날씨라 목도리가 필요했다. 그러고 보니 목도리가 보이지 않았다. 어디에서 잃어버렸을까? 노래방에서, 아니면 저녁 먹은 식당에서, 아니면 비행기에 놓고 내렸을까? 등등...

 

일이 생기면 문제는 복잡해지는 것이다. 더군다나 지난 일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는 건 더욱 혼란스럽다. 일행들도 내가 목도리를 하고 있던 것을 보았다는 사람과, 보지 못했다는 사람으로 갈렸다.

 

나도 어떻게 생각하면 그랬던 것 같고, 어떻게 달리 생각하면 아닌 것 같고 그랬다. 못찾을 것 같기도 하고, 찾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또 정 잃어버리고 못 찾으면 하는 수 없는 일이고, 그렇게 중요한 일은 아닌 것이었다. 

 

호텔에서는 노래방 운영자에게 운영을 맡겨 따로 열쇠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노래방 주인이 겨우 연락이 되어 일찍 호텔로 오기로 했다. 식당 주인은 목도리가 식당 안에 없다고 했다. 대한항공에도 연락해 보니 분실물로 신고된 것은 없다고 했다.

 

나중에 보니, 모여 이야기를 하던 방의 이불 넣는 곳에 들어있었다. 코트와 목도리를 따로 내가 넣어 두었던 탓이었다. 다른 사람들을 쓸데 없이 고생을 시켜 미안했다. 그러나 그런 고생끝에 내 손에 다시 돌아온 목도리를 보니 무척 반가웠다.

 

점심은 전날 저녁 식사를 했던 식당으로 다시 가서 물회를 시켜 먹었다. 한 그릇에 만원씩 하는데 맛이 좋았다. 포항시외버스 터미널까지 식당 주인이 차로 태워다 주었다. 꽤나 먼 거리였다. 경주까지 가는 직행버스를 탔다. 경주에서 곽회장님을 만나 그 차로 부산으로 갔다.

 

갈비를 먹고, 해운대 바닷가에 있는 찜질방으로 갔다. 찜질방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택시를 탔다. 판코리아 나이트까지 갔다가, 참피온 나이트로 다시 차를 타고 돌아왔다. 크리스마스 이브라 그런지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들이 있을 장소는 아닌 듯 싶어 맥주 기본만 먹고 나왔다.

 

해운대 바닷가 식당에서 조개구이를 먹었다.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잠을 잤다. 아침에 4층에 있는 사우나로 갔다. 바다가 보였다. 곽회장님과 함께 김해공항까지 차를 타고 왔다. 함께 식사를 하고, 12시 40분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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