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경 남산도서관 앞에 도착했다. 돌계단을 올라 남산타워까지 갔다. 1.7킬로미터의 거리다. 완전히 봄날씨다. 전혀 추운 기색이 없다. 아침공기라 아주 신선하다. 나무가 있는 산이 다 그렇겠지만, 남산까지만 올라가도 집안이나 거리의 공기와는 완전히 다르다. 그곳에는 신선함이 있다. 파란 생명이 싹을 틔우고 있다. 개나리꽃이 조금씩 피어 있었다.

 

남산을 자주 다녀서 그런지 이제는 마치 내 정원같다. 하기야 개인 소유가 아니니 많이 다니는 사람이 임자다. 세상을 그렇게 바라보니 기분도 좋아졌다. 

 

앞이 안 보이는 분들이 남산순환도로를 걷고 있었다. 두 사람이 함께 손을 팔장을 끼고 걷기도 한다. 지팡이에 의존해 그 굽은 길을 걷고 있는게 대단해 보였다.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차가 안다니는 게 다행이었다.

 

걸어서 명동까지 갔다. 아침부터 사람들이 많이 다니고 있었다. 역시 명동은 명동이다. 신포만두집에서 만두와 모밀국수를 먹었다. 그 앞에 헤어샵에 가서 커트를 했다. 샴푸를 두번이나 해준다.

 

명동에 있는 커피숍에서는 모두 케익을 무료로 준다는 안내문을 밖에 붙여 놓고 있었다. 재미있는 현상이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서울에는 개나리꽃이 활짝 피어 봄이 전쟁에서 이긴 개선장군처럼 4대문안으로 들어올 것이다. 어느 블로그에서 본 크로커스꽃의 아름다운 보라색이 눈에 선하다. 봄에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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