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온다. 강의를 마치고 연구실에 앉아 밖을 내다보았다. 내리는 빗소리가 인간들의 부질없는 욕심을 제압하고 있었다. 세속적인 언어들이 빗방물에 밀려 떠내려가고 있었다. 

 

비가 와서 강의를 하는 데 지장이 없을까 걱정을 했는 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강의실 내의 조명이 아주 환했다. 밖에 비가 오는지 어떤지 전혀 들리지도 않았다. 연구실은 그야말로 연구실이다. 학생들 이외에는 찾아오는 사람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앉아서 조용히 책을 보기 좋다.   


일주일에 한번 하는 강의시간이 몹시 기다려진다. 열심히 공부를 하려는 학생들에게 무언가 도움이 될 내용을 말해주고, 용기를 북돋아주고, 학문을 깨우쳐가는 그들의 진지한 모습을 보면 내 마음도 흐뭇해지기 때문이다.


아침에 서초동 사무실에 출근했다가 서둘러 일을 보고, 학교로 향했다. 11시가 조금 넘어 출발해서 11시50분경에 도착했다. 위원회에 참석해서 회의를 했다. 학생들을 위해서 해줄 좋은 방안들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를 했다.


회의를 마치고 학교 앞 남부햄부대찌게집으로 가서 점심식사를 했다. 우산을 쓰고 캠퍼스를 걸어가는 기분이 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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