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에 동네 테니스코트에 갔다. 거의 매일 나오다시피 하는 몇 명의 회원들은 정말 열심히 운동을 한다. 모처럼 나도 땀이 흠뻑 나오도록 테니스를 쳤다. 테니스는 아주 재미있는 운동이다. 게임을 하고 있으면 다른 잡념이 다 사라진다.

 

연두색의 테니스공을 보면서 나는 질그릇으로 만는 찻잔을 떠올렸다. 은은하게 우르는 찻물을 생각하면서 나는 테니스공의 촉감을 느끼고 있었다.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 같은데 나에게는 그렇지 않은 이유가 있다. 그게 정이고 사람 사는 모습이다.

 

낮에 기자들의 방문을 받았다. 일부 노래방, 노래바에서 남성 호스트들이 여자 손님들을 상대로 유흥접대행위를 하고 심지어 2차로 나가 윤락행위까지 한다고 한다. 젊은 남자들이 다른 일을 하지 않고 이렇게 즐기면서 쉽게 돈을 버는 일을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고 한다. 변화하는 성풍속의 현실에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려고 하는 상업주의, 배금주의가 가져오는 불행한 현상이다.

 

유흥접객업소 허가도 받지 않고 그냥 노래방으로 신고한 후 남성도우미들을 고용해서 여자 손님들을 상대로 술을 따르게 하고 유흥을 돋구게 한 다음 2차까지 내보낸다고 한다. 얼짱 몸짱의 젊은 남성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서글픈 현실이다. 잘 나가는 스타급은 한달에 1000만원까지 벌기도 한다고 한다.

 

전방 군부대 내무반에서 무차별 총기난사로 여러 사람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잠을 자다가 날벼락을 맞은 피해자들, 그리고 갑자기 비보소식을 듣고 오열하는 유가족들. 사건 진상조사를 하고 향후대책을 세운다고 어수선한 군당국의 모습.

 

수사를 잘해 명성을 얻었던 여자 경찰관과 여성 최초로 지방경찰청장까지 올랐던 어느 경무관의 추락하는 안타까운 모습.

 

우리 사회가 너무 어수선하다. 모두들 차분하게 제 자리로 돌아가 욕심 부리지 말고 조용하게 살아가야 할텐데. 네탓 내탓을 따질 문제가 아니다. 나부터 지금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돌이켜 보고 방향을 확인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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