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접대의 뇌물성
가을사랑
수사를 받는 여자 피의자가 검사에게 섹스를 해주겠다고 제의했다고 하자. 검사는 이러한 제의를 받고 여자와 섹스를 했다. 그것이 검사실이건 모텔방이건 상관없다. 여자가 남자 검사에게 제공한 것은 섹스뿐이다. 그것이 검사의 직무와 대가관계에 있다고 보자.
과연 검사는 뇌물을 받은 것인가? 아니면 그냥 섹스를 한 것에 불과하고, 그것이 검사의 품위유지위반이나 직무의 공정성을 해친 행위에 해당하는 것일뿐,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뇌물죄를 범한 것은 아니지 않을까?
뇌물죄에서 처벌하려고 하는 뇌물의 범위는 상당히 광범위하다. 그것은 공무원의 직무집행의 공정과 직무행위의 불가매수성을 직접적인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는 뇌물죄의 성격에 비추어 대법원의 태도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서 받은 모든 이익은 뇌물로 보고 이를 받지 못하도록 해야 할 정책적인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성교만을 한 것이 검사가 이익을 얻고, 여자는 검사에게 이익을 제공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 자칫 무리한 법적용이라는 비난을 받을 소지가 있다.
또한 남녀간의 섹스를 어떻게 이익으로 볼 수 있을까 하는 문제도 있다. 성매매는 엄연한 불법적인 범죄행위에 해당한다. 성교를 뇌물로 보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성매매를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해석일 수 있다.
아무리 사회적 여론이 나쁘고 성접대를 받은 검사를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고 해도 그 검사만의 문제가 아닌 전제 공무원에 대한 향후 문제가 있기 때문에 검찰이나 법원의 법해석 및 적용은 신중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의 진지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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