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잎이 꽤 오랫동안이나 버티고 서있다. 올림픽공원 옆길로 죽 늘어서 있는 은행나무들이 조금씩 빛이 바래가면서 가을을 보내고 있었다. 오래 살아서 너무 낯이 익은 동네길이다.
은행잎들은 짙은 황금빛으로 길거리를 채색해 놓고 있었다. 그 분위기 속에서는 진짜 황금덩어리들이 길에 깔려있다고 해도 빛은 발하지 못할 것 같았다. 딱딱한 황금은 오히려 부드러운 은행잎에 눌려 기를 펴지 못할 것처럼 보였다. 황금으로 만들어 놓은 변기 위에 앉아 변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사람처럼 불쌍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기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어제 아침에도 병원에 가서 주사를 한 대 더 맞았다. 벌써 1주일 넘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하는데, 일단 아프면 운동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답답하기만 하다. 이번에 감기가 낳으면 정말로 몸관리를 잘 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