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청계산을 갔다. 날씨가 약간 쌀쌀했지만, 막상 산행을 하니 그렇게 춥지는 않았다. 쌀쌀한 날씨 덕분에 공기는 아주 신선하게 느껴졌다. 청계산에는 눈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사람들은 아이젠을 하고 있었다.


나뭇잎들은 거의 다 떨어져 있었다. 단풍은 다 떨어지고, 나무마다 아직 떨어지지 않은 갈색잎들이 조금씩 남아 있을 뿐이었다. 여름에 그렇게 푸른 모습을 하고 있던 잎들이 어쩜 그렇게 순식간에 다 떨어졌을까?


눈을 밟으며 걸으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눈 위에는 가을의 흔적들이 뒤섞여 있었다. 낙엽 위에 눈이 덮였고, 눈 위에 낙엽이 자리잡고 있었다. 눈이 낙엽을 몰아내려는 것 같았다. 낙엽이 눈에 저항하려는 것 같았다.


계곡물에는 얼음도 보였다. 가을이 떠난 것 같이 보여 서운했다. 겨울이 하얀 눈과 함께 가을을 몰아낸 것 같았다. 다가오는 겨울에는 눈구경을 많이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얀 눈으로 마음의 죄를 깨끗이 씻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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