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첫눈으로 온다
 
 
가을사랑
 
 
 
첫눈이 내렸다.
집 앞에 눈이 소복히 쌓였다.
시린 손을 호호 불면서
작은 눈사람을 하나 만들었다.
눈과 코, 입은 낙엽으로 붙여놓았다.

눈이 내린 길을 밟으니
문득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그리움이 밀려왔다.
아주 멀리서 느껴지는
아득한 그리움!

그 그리움은 눈 속에 들어 있었다.
하늘에서 내린 눈과
우리의 눈 속에 함께 들어 있었다.

내가 껴안았던 그 미소,
내가 좋아했던 그 눈동자.
그건 우리의 사랑이었다.


잿빛 하늘에서
또 눈이 쏟아질 것 같다.
나는 눈이 내릴 때까지
그 사랑을 기다릴 것이다.

그리움이 밍크코트처럼
내 가슴을 감싸면
그리움을 식히려
손에 눈을 가득 담아본다.
멀리 서산 너머로 달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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