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령산 자연휴양림

 

 

가을사랑

 

 

가을은 항상 우리를 낯선 곳으로 유혹한다. 짧은 가을에 우리가 찾아야 할 곳은 너무나 많다. 그런 의미에서 9월과 10월은 정말 아까운 계절이다. 가을을 마음껏 느끼기 위해, 가을바람을 가슴 속에 담기 위해, 가을의 화려한 색깔을 단풍과 함께 예쁜 그림을 그리기 위해 우리는 이곳 저곳을 기웃거려야 한다. 우리를 들뜨게 하는 것은 가을의 심성이다. 감동을 주기 위해 가을은 우리에게 소리 없이 다가와 단풍색깔로 우리를 매혹시킨다. 그게 가을의 매력이었다. 내가 가을을 떠나지 못하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수동면에 갔다가 사람들에게 부근의 좋은 산을 물었더니 대뜸 축령산을 추천했다. 앞에 보이는 높은 산이었다.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외방리에 위치한 산이다.

 

 

축령산은 이성계가 고려 말에 이곳으로 사냥을 왔다가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는데 몰이꾼의 말이 '이 산은 신령스러운 산이라 산신제(山神祭)를 지내야 한다'고 하여 산 정상에 올라 제를 지낸 후 멧돼지를 잡았다는 전설이 내려 온다. 이때부터 고사를 지낸 산이라고 하여 축령산(祝靈山)으로 불리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 전설을 듣고 가만히 산세를 보니 그럴듯해 보였다. 모든 전설은 그냥 나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축령산은 광주산맥이 가평군에 이르러 명지산과 운악산을 솟구치며 내려오다가 한강을 앞에 두고 형성된 암산이라고 한다. 축령산(886m)과 서리산(832m)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다. 펜션들이 많이 있고, 텐트를 쳐놓고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들은 젊음의 향연을 베풀고 있었다. 젊다는 것은 바로 그 자체로 축복이다. 가진 것이 많지 않아도 꿈이 있고, 낭만이 있어 좋은 것이다. 그런 젊음이 부러웠다.

 

 

서리산 방향으로 한 시간 정도 올라갔다. 2킬로미터가 조금 넘는 길인데, 모두 포장이 되어 있었다. 길 가에 벌나비취라는 꽃들이 계속해서 피어 있었다. 연한 보랏빛꽃은 너무 아름다웠다. 나는 그 꽃에 취해 올라갔다. 사람들도 많지 않아 한적했다. 전망대까지 올라가 산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가을의 아름다운 정취가 마음껏 느껴졌다.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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