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일요일 밤
가을사랑
비가 계속 내렸다. 빗속에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았다. 짙은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굵은 비가 유리창을 두드리고 있었다. 땅에 떨어지는 빗물은 방울방울 맺히고 있었다. 장마철이다. 장마비가 계속 내리고 있었다. 나무들에게는 더 비가 내려야 한다. 뿌리 깊은 곳까지 스며들어가 촉촉이 적셔야 한다.
빗소리를 들으며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겼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길에 어떤 의미를 부여해야 할까? 과연 우리는 바른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는 것일까? 때로 부질없는 욕망에 사로잡혀 눈이 어두워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에게 주어진 제한된 시간을 낭비하면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저녁 시간에 비가 그쳤다. 5시경에 검단산으로 갔다. 검단산을 올랐다. 비가 갠 저녁시간이라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현충탑쪽으로 해서 호국사라는 절까지 갔다. 절에 가서 우연히 C 변호사님 부부를 만났다. 가끔 이 절에 들르신다고 한다. 참 오랜만이었다. 약수동에 살고 계시다고 한다. 절은 작은 규모였다. 자동차 타이어를 깔아 계단을 만들어 놓은 것이 특이했다.
계곡에는 작은 폭포가 있었다. 폭포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작았지만, 계곡의 물줄기는 아름다운 폭포를 이루고 있었다. 물은 산에서는 계곡물을 이룬다. 작은 들판에서는 시냇물을 이루고, 평야에서는 강을 이룬다. 똑 같은 물이건만 물이 있는 주변 환경에 따라 이름도 달라지고 성질도 달라지는 것이다.
둔촌동 재래시장으로 갔다. 산오징어를 안주로 막걸리를 한병 마셨다. 비오는 일요일 저녁시간이 그렇게 갔다.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아닌 것처럼 (0) | 2009.07.18 |
---|---|
빗물과 햇살 사이에서 (0) | 2009.07.16 |
노블레스 오블리제 (0) | 2009.07.07 |
삶의 궤적을 따라 (0) | 2009.07.05 |
뮤지컬 맘마미아[Mamma Mia] (0) | 2009.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