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5시경에 일어나 책을 보다가 6시경 밖으로 나갔다. 하늘은 온통 구름으로 덮혀 있었다. 해는 보이지 않고 대지는 물기로 젖어 있었다. 촉촉한 촉감을 느끼며 뒷산으로 갔다. 땅은 전혀 질지 않고 걷기에 딱 좋았다.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배드민턴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사람이 없는 공간에는 외로움만 가득 차 있었다. 상일동 재래시장까지 걸어갔다.

 

뒷산길에는 가끔 산새도 울고 있었다.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는 않지만 산새의 울음소리는 봄의 교향악의 일부인 것 같았다.

 

<야훼께서 샘을 골짜기에서 솟아나게 하시고 산 사리에 흐르게 하사

공중의 새들도 그 가에서 깃들이며 나뭇가지 사이에서 지저귀는도다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포도주와 사람의 얼굴을 윤택하게 하는 기름과 사람의 마음을 힘있게 하는 양식을 주셨도다>

- 시편 104편 10절~15절 -

 

이른 아침인데도 김밥과 오뎅을 파는 아주머니는 바쁜 것 같았다. 새벽에 길에서 아침식사를 간단히 하는 사람들과 그들을 위해 아침 일찍부터 음식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풍경은 아름다워 보였다. 생존을 위한 작은 활동들이 모여서 사회는 움직이는 것이리라. 상일동 재래시장에는 노점상들이 많이 있다. 새벽에는 모두 문을 닫고 있었다. 밤늦게까지 영업을 하고 아침에는 손님이 없으니까 문을 열지 않는 모양이었다. 돌아올 때에는 택시를 타고 왔다. 기본 요금 거리를 가자고 하기에 약간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거리였다.

 

공인중개사시험이 10월이니까 약 5개월 정도 남았다. 시간을 내기 어려워 공부를 많이 하지 못하고 있어 약간은 불안하다. 남은 기간 좀 더 많은 시간을 내서 공부를 해야 하는데 잘 될지 모르겠다. 시험을 보는 입장이 언제나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시험공부는 결국 참고 열심히 하는 길밖에 다른 왕도가 없다. 노력을 하지 않고 합격을 하려는 것은 세상 이치를 잘 모르거나 얌체인 경우다. 수험서에 손때가 묻어가는 것을 보고 있으면 어쩐지 기분이 좋다.

 

오전에 조 소장님의 방문이 있었다. 함께 차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일산에서 주상복합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4명이서 동업으로 시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모처럼 만나니 반가웠다. 조 소장님도 벌써 머리가 하얗다.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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