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먼곳에
가을사랑
<사랑한다고 말할 걸 그랬지
님이 아니면 못 산다 할 것을
망설이다가 가버린 사람
마음주고 눈물 주고 꿈도 주고
멀어져 갔네 님은 먼곳에
영원히 먼 곳에 망설이다가
님은 먼 곳에>
5월의 밤이 깊어가고 있다. 어두움이 사방에 깔리고 고요가 시작되는 밤에 김추자의 노래 ‘님은 먼곳에’를 들어본다.
사랑은 시간과 공간의 차이로 질식한다. 사랑은 생명을 잃고 신음하면서 주체로부터 멀어져간다. 그것은 사랑의 속성 때문이다. 사랑은 근접성을 필요로 한다. 사랑은 항상 가까운 거리에 있어야 한다. 사랑이 멀리 떨어지면 향기를 상실하고, 퇴색되며,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하기 때문이다.
‘님은 먼곳에’있다. 아주 먼곳에 있다. 그 님은 먼곳에서 들리지도 않고 향기도 발하지 못한다. 그래도 님은 님이다. 사랑하니까 님인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랑이 구체화되기 위해서는 오늘도 사랑 사이의 소통이 절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