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리 헵번과 젤라토 이야기
가을사랑
로마의 휴일이라는 영화에서 여자 주인공 오드리 헵번이 로마에 있는 스페인광장계단을 남자 주인공 그레고리 팩과 함께 걸어 내려오는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다. 그때 오드리 헵번의 손에 들려있는 것이 바로 젤라토 아이스크림이다.
오드리 헵번(앤 공주)과 그레고리 팩(신문기자 죠)이 출연한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주인공인 앤 공주는 지나치게 엄격한 왕실의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로마를 여행하던 중 왕실에서 잠시 이탈한다. 앤 공주는 길거리에서 한 남자를 만나 왕실생활이 아닌 일반 서민들과 똑 같은 생활을 맛보게 된다. 그 남자는 신문기자로 일하고 있었으며, 특종기사를 쓰기 위해 온 신경을 쓰고 있었다. 그 남자는 앤 공주를 여자로 생각하지 않고, 단지 특종을 쓰기 위해 앤 공주와 로마의 거리를 돌아다니며 공주가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일을 함께 한다.
기자에게는 앤 공주와 함께 다니면서 하는 모든 것이 모두 커다란 특종 기사감이었다. 앤 공주는 남자의 의도를 전혀 모른 채 친절한 남자에게 정이 들었고, 기자 역시 특종만을 위한 목적에서 출발했지만 앤 공주에게 끌리기 시작한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자 앤 공주는 다시 왕실로 돌아가게 되었고, 남자가 신문기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공주는 실망한다. 하지만 죠 기자는 앤 공주를 찍은 사진을 신문에 기사로 내지 않고 공주에게 자신의 선물이라고 하면서 전해준다.
젤라토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좋아하는 전통적인 아이스크림이다. 아이스크림은 그야말로 전형적인 서구로부터 전래된 기호식품 중 하나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이스케이크라고 하는 빙과류가 주로 소비되었다. 소프트 아이스크림은 기술적인 이유와 가격 문제 때문에 상당히 늦게 선을 보였다. 미국으로부터 건너온 아이스크림은 1990년대 이후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았다. 이에 비해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에서 주로 발달한 젤라토 아이스크림은 2000년대 들어와 본격적으로 일반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보급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탈리아를 다녀오면서, 이제 젤라토는 점차 독특한 성격의 아이스크림으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젤라토를 좋아하는 마니아층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외국의 젤라토 전문점 가맹점도 서울에서 선을 보이기 시작했다. 외국에서 원료를 수입해서 국내에서 젤라토를 전문적으로 제조해서 판매하는 회사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회사가 주식회사 테이트이다. 테이트 회사에서는 이탈리아에서 젤라토 원료를 수입해서 국내생산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젤라토(이탈리아어: Gelato)는 이탈리아에서 유래한 아이스크림으로, 과즙, 과육, 우유, 설탕, 때로는 커피나 향초 등을 섞은 것을 얼려서 만든다. 젤라토는 이탈리아어로 '얼었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젤라토의 특징은 일반 아이스크림과 비교해서 공기 함유량이 35% 미만으로 적다. 때문에 밀도가 진하고 진한 맛을 가진다. 젤라토에 포함되어 있는 유지방성분은 4~8% 정도에 불과해서 일반 아이스크림의 절반 수준에 해당하기 때문에 비교적 저칼로리에 속한다. 그래서 젤라토는 아이스크림이 아닌 아이스 밀크류로 분류되고 있다.
과일 계열의 젤라토는 과즙에 물, 설탕, 안정제, 계란흰자를 넣고 섞고 공기가 들어가도록 하면서 얼려 만든다. 경우에 따라서는 젤라토를 만들 때 물을 전혀 넣지 않고 과즙만으로 만들기도 한다.
문제는 국내에서 젤라토를 만들 때 과연 이탈리아의 젤라토 장인들이 만드는 제품과 같은 고유한 맛을 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탈리아에는 유명한 젤라토 원료제조회사가 많이 있다. 이러한 회사에서 원료를 그대로 수입해서 제조법에 따라 젤라토를 생산하면 대체로 오리지날에 비슷한 젤라코 맛을 낼 수 있다. 다만, 즉석에서 만들어 소비자에게 내놓는 젤라토가 아니고, 일단 공장에서 생산해서 냉동하여 유통과정을 거치면 이탈리아에서 먹는 것과 같은 똑 같은 맛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는 있다. 그래서 일부 전문점에서는 수제 젤라토를 즉석에서 만들어 소비자에게 제공하기도 한다.